수박 한 덩이를 쫙하고 가르니
붉디붉은색위로 맑은 물이 흘러내린다
빨간 살덩이에 검은 반점들이
어찌나 아름답고 조화로운지 모르겠다
달디 달은 수박 안에 박힌 씨를 골라서
흐르는 물에 씻어 바싹 말렸다
자연산 거름을 듬뿍 준 텃밭에
반들반들한 검은 씨를 심어 본다
수도 없이 햇빛과 비를 맞으며
자라올란 수박덩굴사이로
노란 꽃이 슬그머니 얼굴을 내민다
화려함과 거리가 먼 소박한 모습이다
어렸을 땐 밭에 심긴 수박에 자란
덩굴이나 꽃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이젠 커다란 열매를 만들어내는
꽃의 수고로움이 절로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