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합니다

10일

by Bora

케냐한글학교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분들 중에는 대사관 소속의 영사님 있다. 해경인 젊은 영사님의 가족이 한글학교를 방문했다. 경상도의 볼륨감 있는 말투가 마치 그의 성격이 시원시원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의 아내는 상냥했고 두 아들은 낯선 환경이 어색한지 엄마 곁을 맴돌았지만 이내 블록 놀이 시간엔 적극적으로 놀았다. 케냐에 도착한 지 몇 주밖에 안 된 그네들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새로운 나라에서 가족이 건강하게 적응하길 바라본다.


케냐의 교민 구성은 선교사가 70프로이고 30프로는 사업하는 분들, 외교공관에 속해 계신 분들, 공공기관에서 파견된 분들, 크고 작은 상사와 지사 그리고 NGO에서 일하는 분들이다. 압도적으로 선교사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한글학교 교사로 봉사하는 사람들도 70프로 이상은 선교사들이다. 선교사들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는 않지만 봉사에 대한 마음만큼은 남다르다. 한번 시작한 일은 최선을 다하고 성실하다. 케냐에 오기 전부터 교회에서 많은 사람들과 각종 행사를 치르고 영아부에서부터 청년부까지 두루두루 경험을 했던 터라 꽤나 능숙하게 아이들을 지도한다. 가끔은 서로의 형편을 잘 아는 분들끼리 위로 아닌 위로의 말을 하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유머로 넘기기까지 한다.

"우리가 돈이 없지, 얼굴이 없냐."

그래서 그런지 선교사들은 직업에 대한 자긍심이 강하고 누군가로부터 지적질을 당하거나 오해를 받으면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는다.


그래, 억울했다.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하며 열심을 내는 내가, M이 보기엔 능력이 없는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었을 게다. 우린 만난 적은 없으나 몇 번인가 길게 통화를 한 적이 있다. 그가 영어학원을 추천해 달라는 도움의 글을 벼룩시장에 올린 적이 있다. 나는 몇 개 학원의 정보를 주고 그중에 가장 잘 가르친다는 학원을 알아보라고 했다. 지난해 12월엔 그에게 한글학교 교사를 권유한 적이 있다. 어제도 올해 후반기 한글학교 교사로 봉사할 의향이 있는지 묻기 위해서 전화를 한 것이다. 이번학기의 교사들 중에 5명이 그만두기 때문이다. 부부로 봉사하는 분은 안식년으로 케냐를 떠나고 한분은 본국으로 귀임을 하고 한분은 인터쉽이 끝나면 대학원입학을 준비하고 한분은 자신이 속한 단체에 더 많은 시간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사회의 때 한 가지를 제안했었다. 5월쯤에 현교사들과 앞으로 봉사할 교사들이 모여서 인수인계의 시간을 갖자고 한 것이다. 그러려면 교사수급을 미리 해야 해서 그에게 연락을 한 것이다.

어제 M의 말투에서 무례함이 읽혔다. 케냐에 온 지 1년이 안된 그는 하루종일 영어공부에 집중하며 새로운 길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그의 활동 영역이 좁다 보니 케냐 상황을 잘 모르는구나 싶어서 이해하기로 했으나 사람을 존중히 여길 줄 아는 봉사자가 되길 바라본다.


** 4월 23일(토), 감사일기 **

1. 한글학교의 유아. 유치부 아이들 특별활동으로 계란을 꾸몄다. 물과 식초와 식용색소를 섞은 볼에 삶은 계란을 넣고 색깔을 입히는 동안에는 계란판을 장식했다.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감사.

2. 목이 칼칼하고 몸에 열이 오르는 것 같아서 오후에 타이레놀과 감기약을 먹고 푹 자고 나니 한결 가볍다. 잘 쉬어서 감사.

3. 한글학교의 학생 중에 케냐 아이인 올리브와 아이의 아빠가 일하는 회사의 한인 사장님과 교사 두 분에게 차요태를 나눔 했다. 줄 수 있음에 감사.

4. 이틀 전에 몸에 기운이 없는 이유를 알았다. 감기가 오려고 급피곤했나 보다. 미리 약을 챙겨 먹게 되어서 감사.

5. 새로 부임한 영사님과 교사들이 한글학교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감사.


미국에온 타이레놀(지인이 미국을 방문했다가 선물로 사오셨다) 과 케냐산 감기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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