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화요일 아침에 독일에서 케냐로 복귀했다. 1년 365일 밤마다 남편은 5개의 철문을 걸어 잠그고 열었다. 그 작업을 나는 고작 8박 9일밖에 안 했는데도 긴장이 되었던지 어깨와 목에 돌을 올려놓은 것처럼 딱딱하고 아프다. 지금껏 남편이 수고가 많았다는 것을 새삼 실감한다.
콘퍼런스 기간에 쇼핑할 시간이 없었다는 남편이 가방 안에서 무엇인가를 주섬주섬 꺼내 들었다. 후배들이화장품과 건강보조식품과 티백을 챙겨 보냈고 이름도 모르는 한인 남자분이 고농축 종합비타민을 선물해 주셨고 한 사모님이 챙겨주신 과자 선물은 아이가 셋인 후배에게 다 주고 초콜릿 한 개만을 챙겨왔다. 강사료로받은 돈은 콘퍼런스 재정과 남아공과 세네갈에서 온 후배들의 자녀들에게 용돈으로 주었다고 한다.
나는 진심으로 남편에게 잘했다고 수고했다고 칭찬을 했다. 그런데 하리보가 독일 거였나 싶은 것이, "딸들을 위해서 하리보 한 봉지는 챙겨 왔어야지..."라고 말하니, 남편은 그냥 웃고 만다.사실은 케냐에도 하리보 젤리가 있기는 하다. 독일에서 지인들이 보내준 화장품 앰플과 티백, 건강보조식품과 고농축 비타민으로도 진심으로 정말로 충분하다. 수고했어요. 그대~♡♡♡
4월 13일(토), 감사 일기
1. 한글학교에서 유아부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초콜릿쿠키를 만들어서 감사.
2. 6개월 전에 케냐에 온 아이넷의 엄마가 지쳐 보인다. 잠깐이라도 위로와 격려의 시간을 갖게 되어서 감사.
3. 두 딸이 하이스쿨의행사인 프롬에 참석을 했다. 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아가씨 같다. 다 컸구나 싶은 것이 가슴이 뭉클하다. 이 또한 감사.
4. 두 아이를 프롬에 보내놓고 남편과 둘이서 시장을 보고, 저녁식사를 하고, 손을 잡고서 쇼핑몰 한 바퀴를 돌았다. 기분이 새롭다. 그래서 감사.
5. 한글학교의 학부모 한분이 호두과자를 사면서 내 생각이 났다면서 선물로 주고 가셨다. 나를 생각해 주는 사람이 있어서 감사,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