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15주간의 한글학교 봉사가 지난주 토요일에 끝났다. 아침 6시에 알람이 울렸지만 무시해도 좋을 만큼 늦장을 부려도 될만한 아침이다.
남편은 카푸치노를 만들고 나는 어젯밤에 만들어 놓은 히비스커스 주스를 빈병에 깔때기와 거즈를 올리고 담아낸다. 히비스커스 꽃잎 색깔이 참으로 붉고 붉다. 어젯밤에 세네갈산 오리지널 꽃잎을 흐리는 수돗물에 씻어서 커다란 스테인리스 그릇에 넣고 정수물을 커피포트로 끓여서 바싹 마른 꽃잎을 불렸다. 말려둔 과일 껍질인 오렌지와 귤을 꽃잎 위로 뿌리고 싱싱한 민트는 씻어서 손으로 짓이기고 남아공에서 온 색 노란 레몬 껍질과 즙을 휘리릭 스테인리스 안으로 넣었다. 마지막으로 단맛을 추가하기 위해서 케냐산 황설탕과 한국산 뉴슈가를 조금 추가했다.
밤새 꽃잎과 섞어놓았던 건더기를 건져내고 마지막으로 바닐라액상을 넣고 히비스커스 주스를 완성시켰다. 우유병과 물병과 음료수 빈병에 히비스커스 주스를 채운다. 그리고 대형 냉동고에서 얼리면 미션 완성이다. 냉동고에서 얼리고 있는 히비스커스 주스는 13명의 학생들을 위해서 준비한 것이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선교활동을 하는 한국인선교사님의 자녀들이 중간방학으로 우리 집에 오는 날이기 때문이다.
5월 18일(토), 감사 일기
1. 히비스커스 주스를 만들어서 냉동고에 얼렸다. 전반기 히비스커스 주스 만들기는 오늘로써 끝이다. RVA에서 공부하는 기숙사 한국인 학생들을 위해서 주스를 만들고 준비할 수 있어서 감사.
2. 통영에 자리를 잡은 H로부터 교회를 소개해 달라고 카톡으로 연락이 왔다. 그녀는 케냐를 떠나기 전 날에 교회에서 세례를 받았다. 내 페북과 여러 지인 목사님들에게 정보를 물었다. 경주에 사시는 지인 목사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120년 된 교회를 소개해 주셨다. 호주선교사 아담슨에 의해 1905년 설립된 교회와 학교가 있는데 윤이상, 유치환, 유치진, 박경리, 김춘수 등이 이곳 출신자라고 한다. 연락을 준 H에게 감사.
3. 토요일 하루 종일, 센터에서 노랫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밤 10시에도 키보드를 치면서 노래를 부른다. 젊은이들이 참으로 기특하고 사랑스럽다. 현지인들을 이해하는 마음이 깊어지니 감사.
4. 아들이 사흘간 L목사님 가정에서 잘 쉬고 내일 한국으로 출국한다. 케냐에 사는 우리 가족이 6월 초에 한국에가면 1년 만에 온 식구가 만난다. 온 식구 모일 수 있어서 감사.
5. S에게 청국장찌개와 근대된장국, 매콤 육개장, 김치 볶음, 갓김치, 차요태 줄기 볶음, 차요태 생채 무침과 차요태 볶음을 보냈다. S가 케냐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바라본다. 챙길 수 있어서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