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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함의 끝판

준오 헤어 2호점

by Bora

미국에서 대학 1년을 보낸 아들이 5월 중순에 한국으로 입국해서

지난해 거의 9주를 보냈던

고시원으로 다시 입실을 했다.

30개월부터 케냐와 미국살이를 한 아들의

옷이나 헤어스타일을 제대로

케어해 주지 못했던 게 유행이 민감한

한국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한마디로 촌스럽기 그지없는 거다.


비가 쏟아지는 건대역 부근에서

미용실 간판을 발견하고는 무조건 들어갔다.

아들 한 명의 머리카락을 자르는데

먼저는 나와 셋째가 함께 했고

한참 후에 남편과 둘째가 미용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전 직원 모두가 한 사람을 위해서 친절하게

온 가족을 맞아 주는 것이 민망할 정도다.


입구에 커피머신이 준비되어 있는 것을 눈여겨보았던 터라 직원에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지 묻자

모든 차 종류가 무료라며 메뉴판을 내밀었다.

군입대를 앞둔 아들의 머리카락을 손질하는

미용사께서 조심스럽게 군대 생활까지 조언해 주니 엄마인 내가 케어받는

느낌이다.


온 가족이 차 한잔을 마시고 미용실을

나오기까지 친절을 베푼 직원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친절함은 해외살이들에게 특별히

케냐살이를 오랫동안 한 나에게

큰 위로가 된다.

가격이 조금 비싼 감은 있지만

다시 가고 싶은

미용실 이름은 준오헤어 2호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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