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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아름 Aug 16. 2023

생각이 곧 나다.

생각이 운명을 좌우하지 않는가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온몸을 스치며 마음을 산뜻하게 한다.  잠시간 계절을 달콤하게 즐기고 있는 가운데 한 사람이 문득 떠오른다. 뇌 속을 들여다보기라도 하는 듯, 카톡이 도착했다. 잘 지내고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띄어쓰기하듯 생각하고 있던 중... 치고 메시지가 들어온다. 

누가 썼는지 모를 말에 나는 따박따박 반박을 달아주고 싶었다.


#1. 원래 세상은 반대로 돌아간다.

<원래>라는 게 어디 있나? 각자가 처음 겪어본 또는 뇌리에 강하게 박힌 경험을 사람들은 <원래>라고들 표현한다. 고로, <원래>라는 것은 없다. 있다면 자신에게나 <원래>이지 남들에게도 <원래>는 아니다.


#2. 착할수록 속이기 쉽고, 악질일수록 오래 살아남으며…

공감한다. 착해서 무엇이든 곧이곧대로 잘 믿어주고 그러니 속기도 하지만, 살아보니 항상 그런 것은 아니었다. 착한 것과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한 것은 다르다. 악질일수록 오래 살아남는다는 것은 맞는 것 같다. 못된 짓하고도 잘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리고 조직에서건 수명에서건 장수하다. 존재하고 살아남는데 전력을 다하니 당연한 결과다. 보다 선한 자는 존재 자체의 목적에 충실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니 목적 없이 그저 존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러니, 보다 세상을 초월해서 욕심 없이 , 사심 없이 살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한다.


#3. 가장 사랑했던 사람은 가장 먼저 떠나가고….

그러한가? 꼭 그렇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먼저 떠나기도 했고, 지금 곁에도 남아있으니 말이다. 수많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사랑하는 이를 찾아보면 늘 가까이에 없으니 그런 상대적 상실감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4. 보고 싶은 사람은 ‘절대로’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으며…

동의하지 않는다. 보고 싶은 사람은 살아있는 한 언제고 다시 만나게 된다. 다만, 늘 항상 볼 수 없을 뿐이니 절대 못 보지는 않는다. <절대>라는 단어는 <절대자>에게만 속하는 것 같다. 이 글을 보낸 이에게 난 답문을 보냈다.

“그럼, 이제 안 나타나겠네?”


답문에 황당해한다. 자신의 의도는 그것이 아니라면서…그럼 의도가 뭔데?


#5. 마주치기 싫은 사람은 어딜 가나 마주치게 되어있다.

아무렴 <어딜 가나>이겠는가? 싫은 사람은 그림자만 봐도 싫은 법이다. 그러니 한 번만 봐도 왜 그리 자주 늘 보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왜 그는 이 말이 그토록 공감이 되었을까?


내가 나름대로 깨달은 것은 … 인생은 끝없는 극복의 과정인 것 같다. 삶이라는 것이 죽는 날까지 멈춤 없는 성장을 하니 말이다. 그러니 끝없이 담금질이 연속된다. 더 이상 불편해지지 않고, 더 이상 눈에 거슬려지지 않으면 불편하지 않게 된다. 상대가 싫다고 분리수거를 할 수도 없다. 내가 그들을 사랑하든가 아니면 아예 무시하든가 둘 중의 하나다.


 아예 무관심하면 싫은 감정도 느끼지 못하게 된다. 단련이 되고 마음의 근육이 생기면, 죽도록 미웠던 원수 같은 사람들도 품어지게 되는 것 같다. 세월이 주는 묘약이다. 적어도 그런 것 같다.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등에 칼을 꽂았던 이들에게도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마음의 방구석 한 귀퉁이가 생기더라는 것이다. 사람을 싫어하는 것도, 미워하는 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진실로 그러하다.


사랑하는 일은 쉽지만, 미워하는 일은 자기 자신마저도 불태워버리기 때문에 너무도 고통스러운 일인 것이다.


그가 보내온 메모를 나는 이렇게 바꿔보고 싶다.

세상은 내가 생각하는 대로 원하는 대로 돌아간다.

착할수록 존중받으며, 악질일수록 속이 금세 드러나 존재하지 못한다.

가장 사랑했던 사람은 언제나 함께하며, 보고 싶은 사람은 마지막 호흡이 다하는 날까지 곁에 있다.

마주치기 싫은 사람이라 해도 어딜 가나 끌어안아줄 수 있는 마음이 한 귀퉁이정도는 있다.


사랑하고 좋아하면 언제나 함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인생은 누구나 영원한 사랑을 꿈꾸며 그 사랑을 좇지 않는가. 사람은 생각의 실존체다.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미움을 1g이라도 더 덜어내고, 사랑을 한 스푼 더 얹을 수 있는 이 계절이 되길 바라본다.

그리움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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