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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아름 Oct 02. 2023

가장 큰 힘, 도움

그저 그대가 그대로서 존재하면 그 뿐이죠

털털한 나는 세계 어디에 가져다 놓아도 생존가능형 인간이다. 반면, 그 용감함 이면에는 고강도의 예민함과 섬세함이 있어 튜닝을 하는데 좀 애를 먹는 편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적응에 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 것은 그만큼 경험의 양이 많으니 그런가보다고 스스로 안위해보지만, 이 섬세함이 내 발을 묶을 때가 참 많다.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 처음 사나흘은 기후와 환경에 적응이 되지 않아 몸이 아팠고, 지금은 아쉬움에 몸살이 났는지 저 심해를 헤매고 있다. 거기에 더해 비까지 내린다. 그래도 감사하다. 차분히 들어앉아 빗소리를 들으며 창밖을 응시하는 이 호사스러움을 언제 또 다시 마주할 수 있을지 모르니 아파도 좋다.


사랑하는 이에게는 작은 것 하나까지도 마음이 쓰이는 것이 당연한 일임을 안다.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일임에도 상대는 해주고 싶은데 해줄수 없어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그 마음 '사랑'이라는 단어 외에는 설명되어지지 않음도 잘 안다. 그저 살다보면 몸에 먼지가 묻고, 발에 흙이 묻듯이 생기는 또는 겪어야 하는 일들이 많다. 누구나 우리는 인생의 플레이어로서 그렇게 경기를 뛰어야만 한다. 지나가다 물벼락을 맞는 날도 있고, 때론 잎사귀 무성한 멋진 나무에서 발 앞으로 ‘뚝!’ 떨어진 뱀 때문에 온몸에 소름이 돋는 날도 있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인생 가운데는 너무도 정말 너무도 많다. 그래서 웃고 울며, 그래도 인생은 살아볼만한거라고 아파하면서도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이라도 연인이라도 각자의 삶을 대신 살아줄 수가 없다. 이러한 진실이 때로는 아리고, 또 때로는 안타깝지만 지구별에 온 인생은 누구나 그렇게 살아가야 한다.


생경한 환경에서 몸이 아프고 먹지 못해도 그저 견디는 나와 달리, 이 불편함을 덜어주지 못해 애꿎은 자신을 탓하는 참 바보같은 사람이 하나가 있다. 바로 그다.


‘내가 도와줄 게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아서…지금도…

아픈데도 해 줄 수 있는 게 없고, 추운데 따뜻한 담요 하나 구해줄 수도 없고…먹는게 힘든데 맛있는 것 하나 해 주지도 못하고..’


그런게 뭐 그리 대수인가. 아프면 약을 먹고, 입맛이 안맞으면 그 중에 맞는 것을 골라 먹으면 되고…또 추우면 이불을 몇개 덮고 자면 된다. 그것은 내가 해도 되고, 또 다른 누구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언제 어디서나 해결할 수 있는 소소한 것들이다.


도와준다는 것, 힘이 되어주고 싶어하는 것….이것이 무엇일까?


작은 것 하나까지도 마음이 쓰이는 그 마음, 예쁘고 고맙다.

그런 고운 마음을 받으면서 또 그 마음 앞으로도 변치않기를 바라면서 나는 몇 글자를 남긴다.


‘그런 건 할 수 있을때 하면되. 그리고 그런건 아무나 해 줄 수 있지. 그렇지만 마음을 보듬어주고 안아줄 수 있는건 그대만 할 수 있잖아..그거면 되지 않을까?’



인생에 그리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가 발해야 할 빛을 발하며 존재하는 것이 가장 큰 힘은 아닐까? 비가 와도 눈이 와도 태양은 태양의 일을 멈춤없이 하고, 달은 달의 일을 한다. 각자의 위치에서 늘 변함없이 그리고 서로를 바라보면서 말이다.


사람은 자신으로 존재할 때 가장 눈부시고 아름다운 것 같다. 본질의 빛을 발할 때 말이다. 물 한 잔 떠주지 못해 때로는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도, 자신의 존재 자체로 존재해줄때가 가장 큰 도움이라는 것을….모를리 없는 그라는 것을 알지만, 나로 인해 안타까워하는 그가 마음이 쓰인다.


‘그대의 빛을 내며 그대 인생을 살고, 나도 나의 빛을 내며 인생을 사는거야. 그러면서 언제건 어디서건 늘 함께하는거지...그저 그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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