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공부할 준비가 되었는가?
나름의 반항끼를 발산했던 중학교 2학년이 어느덧 끝나가고 있었다. 곧 수험생인 중학교 3학년이 될 날이 오고 있었다. 고등학교 진학에 대해 고민이 시작되었다. 지역의 이름을 딴 지역 최고의 명문 고등학교에 입학하고는 싶은데, 이미 성적이 너무 많이 떨어져서 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었다. 지역의 이름을 딴 고등학교에 가지 못하면 지역에서는 좀 부끄럽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럴 바에야 서태지처럼 공고를 가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고는 뭔가 촌스럽다는 느낌이 있었고, 어설픈 인문계고등학교는 가기 싫었다. 그러면 다른 지역에 있는 공고를 가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있었다. 그렇게 공부도 하지 않으면서 쓸데없는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가,,,,
그렇게 중학교 2학년 겨울 방학이 지났다. 중2의 겨울방학 동안에는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친구들은 이 기간 동안 많이 변한다. 나쁜 길이든 좋은 길이든 각자의 길이 달라진다. 왜냐하면 곧 수험생인 중학교 3학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곧 수험생이 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중2병 때문인지 공부를 너무 안 했다. 나는 그러다 공고나 갈까 생각했다.
중학교 3학년 선배들이 졸업하고 나는 곧 일주일 동안의 봄방학을 맞이 했다. 중학교 3학년이 되기 딱 일주일 전 엄마가 나를 불러서 말했다. 꼭 지역의 이름을 딴 학교를 가달라고,,,
그 시절 지방에는 그 지역의 이름을 딴 공립고등학교가 그 지역에서 가장 좋은 학교다. 중학교는 소위 말하는 뺑뺑이고, 고등학교는 고입시험(고등학교 입학시험)을 쳐야 들어갈 수 있었다. 한 학교를 선택해서 그 학교에 가서 시험을 치는 방식이다. 고등학생이 되면서부터는 공부로 학교의 레벨이 생기는 것이다.
중학교 3학년 수험생을 일주일 앞둔 나는 집 근처의 영수학원을 등록했고, 그 학원에서 중학교의 마지막 학년을 준비하게 되었다.
학원은 수업 커리큘럼은 빡빡했다. 저녁밥 먹고 학원에 가서 10시쯤에 수업이 끝나고 강제로 자율학습을 12시까지 하는 구조였다. 처음에는 너무 적응하기 힘들었다. 중1 때는 그나마 공부를 놓지 않아서 기본은 있었는데 중학교 2학년 과정의 기초가 없어서 중학교 3학년 진도가 나갈 때 중학교 2학년 기초과정을 따로 공부해야 했다.
중학교 2학년 2학기 중간고사의 내 등수는 한 반의 정원인 45명 중 40등까지 떨어졌었다. 물론 아는 시험 답을 일부러 틀리게 적기도 하고 객관식은 일부러 한 가지 숫자로 찍고, 주관식 답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적었으니 성적이 잘 나올 리 없다. 근데 그 시절의 나는 그게 멋진 건 줄 알았다.
그리고 또다시 생각해보면 이렇게 일부러 틀리게 답을 적었는대도 뒤에 4명이나 더 있다는 건 정말 신기한 일이다. 아마 내 뒤에 있던 4명은 OMR카드에 그냥 이름만 적어서 낸 아이들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나는 중학교 3학년 수험생이 되면서 한 가지를 다짐했다. 반드시 지역의 이름을 딴 지역 최고의 공립고등학교에 들어가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