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당최 Aug 18. 2022

고도의 왈츠 #6/6

#습작/단편소설

잠에서 깨어 냉장고의 물을 마시다 소파에 둔 쇼핑백을 발견했다.

어제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오늘까지 남아 있었네.

쇼핑백에서 상자를 꺼내 열었다. 상자 뚜껑을 여는 순간 바닥면에 붙여 놓은 캔버스 그림이 드러났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쿵쾅거리며 몸 안의 장기들이 떨어 댔다. 상자 안에는 달밤에 커다란 까마귀 한 마리가 날 안아들고 우물에서 날아오르는 그림이 있었다.

난 조심조심 상자에서 캔버스를 떼었다. 테이프를 떼려고 캔버스를 뒤집자 나무판에 연필로 쓴 메모가 있었다.


그림이 마음에 든다면

17일 저녁 6시에 작업실에서 봐요.

짧은 만남은 아닐 거예요.

- 고도


난 다시 캔버스를 뒤집어 하염없이 그림을 바라보았다.

작가의 이전글 고도의 왈츠 #5/6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