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가을은 차분하지만, 긴장감이 돈다.
아름답고 북적이며 활기 넘치는 여름이 지나고,
오후 4~5시면 해가 일찍 지고 볕도 잘 들지 않는 겨울이 오기 전,
가을 파리의 날씨는 요물이다.
비가 흩뿌리다가도 종종 가을의 빛을 찬란하게 뿜어낸다.
비 덕분인지, 가을 하늘 덕분인지. 하늘과 센느강은 청량하기 그지 없다.
두 손을 꼭 잡고 시테 섬을 걷는 노부부. 인생의 겨울로 함께 걸어가는 뒷모습이 따뜻하다.
센느강을 바라볼 수 있는 어느 벤치.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가 가을이 저물고 있음을 알려준다.
에펠탑과 센느강. 여름과는 다른 색을 보여주는, 가을의 파리.
* 사진: 모두 남편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