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며 수많은 순간을 마주했다. 서류와 보고서, 끊임없는 일정과 회의 속에서 지쳐가다가도, 누군가의 미소와 한마디가 나를 다시 일어서게 만들었다. 사회복지라는 일이 때로는 힘겹고 버겁게 느껴지지만, 동시에 그 안에는 사람을 일으키고 나 자신도 살아가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처음 이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단순한 기록의 목적이었다. 매일의 업무와 현장에서 일어난 일들을 잊지 않으려는 작은 습관처럼 시작했지만, 글을 거듭 쓸수록 그것은 기록을 넘어 하나의 고백이 되었다. 나의 흔들림, 부족함, 그리고 때로는 좌절까지도 함께 담아내야만 비로소 ‘진짜 이야기’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사회복지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묻는다. “그 힘든 일을 왜 하세요?” 그 질문은 내게 도전이자 숙제였다. 나는 매번 대답을 다르게 했지만, 결국 같은 결론에 닿곤 했다. “그래도 이 일이 매력적이니까요.” 누군가는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나에게 사회복지는 삶을 가장 뜨겁게 느끼게 하는 일이었다.
박과장이라는 이름으로 풀어낸 이야기 속에는 나의 경험과 동료들의 이야기, 그리고 현장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녹아 있다. 누군가는 웃음으로, 누군가는 눈물로 내게 삶의 의미를 가르쳐 주었다. 나는 그들에게서 배운 순간들을 잊지 않기 위해, 또 언젠가 이 길을 걷는 후배들에게 작은 흔적을 남기기 위해 이 글들을 묶었다.
내가 전하려는 것은 거창한 이론이나 화려한 성공담이 아니다. 오히려 자주 흔들리고 부족했던 순간들, 그러나 그 안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이유들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사회복지를 전혀 모른다 해도 상관없다. 다만 사람 사이의 관계와 마음에 대해 한 번쯤 멈춰 생각해 볼 수 있다면, 나는 글을 쓴 보람을 얻을 것이다.
내가 기록한 이야기들은 결국 “사람답게 산다는 것”에 대한 질문이다. 타인의 고통에 멈춰 서는 일, 작은 웃음을 함께 나누는 일, 그리고 누군가의 곁을 지켜주는 일. 그 소박한 순간들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이자, 사회복지가 존재하는 이유가 아닐까. 나는 여전히 답을 다 알지 못한다. 그러나 이 질문을 붙잡고 살아가는 한, 나는 내 길을 계속 걸어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