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지개센터 청년플랜브릿지 추가강의 — TCI 검사
청년플랜브릿지 3기는 TCI 검사를 통한 자기이해 시간을 가진 1, 2기와 달리 버크만 검사를 통한 자기이해 시간을 가졌다. 따라서 1, 2기 수료자 중 원하는 사람들과 3기 참여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TCI 특강에 참여하기에 앞서 우리는 TCI 검사를 추가로 받았다. TCI 검사 결과지와 함께 센터에 모여 결과 해석을 듣고, 주제에 따라 비슷한 유형의 사람들끼리 모여 앉아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TCI 검사 자체는 이전에도 받은 적 있어서 변하지 않는 기질과 변할 수 있는 성격 등 기본적인 설명에 대한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기질은 좋고 나쁜 게 없고 성격은 수치가 높을 수도 있다는 등의 이야기를 들으며 강의가 시작되었다. 이때 했던 TCI 검사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강의는 크게 TCI 검사 해설, 기질 분석, 그리고 각 성격 척도에 대해 그것을 어떻게 기를 수 있을지 탐구해 보는 시간으로 구성되었다.
나는 자극 추구와 위험 회피는 둘 다 높은 편이고 사회적 민감성과 인내력은 둘 다 낮은 편이다. 검사를 안 해봐도 지나온 나의 삶을 통해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청년이음센터 시절에는 자극 추구와 위험 회피가 둘 다 평균 정도로 나왔는데, 스스로 위축되어 있고 자기 이해 수준이 떨어지면 각 문항에 대한 응답을 명확하게 체크하지 않고 ‘보통이다’에 가깝게 체크하는 경향이 있어 그런 측정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 의욕도 없고 고립은둔청년 지원사업 프로그램 참여하러 가는 것 외에는 대체로 방구석에 박혀 있던 시절이라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기질 중 하나를 선택해 내 인생에서 그 기질이 잘 드러났던 긍정적인 사건을 떠올려 보고, 기질 하위척도 점수를 보고 높거나 낮은 기질들의 강점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높은 자극 추구, 특히 충동성에 의한 긍정적인 사건들을 적어 보았다. 내 인생은 늘 충동적인 선택과 관성적인 유지로 이어져 왔으니까. 자극 추구가 이기고 있을 때 무언가를 저질러 버리고, 위험 회피가 이기고 있을 때 그만두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이어 나간다. 고립은둔청년 지원사업 3년 차에 충동적으로 미래내일일경험에 지원하여 작은 콘텐츠 제작 회사에서 영상 편집 일을 해 본 것도 그렇고, 올 상반기에 충동적으로 기술교육원에 지원하여 직업 교육을 받고 그곳의 교수님이 추천해주신 일자리 사업에 또 지원하여 현재 미래청년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까지도 말이다. 이러한 높은 충동성은 두려움 속에서도 흥미를 느끼는 순간 뭐라도 하게 만든다. 자유분방이라는 하위척도는 체계적으로 흘러가지 못하는 것에 대해 크게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그럴 수 있지’ 하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겠다. 그리고 예기불안이 작용하여 웬만한 문제들은 걱정했던 것보다 양호하게 흘러가더라.
세 가지 성격 척도 중 자율성을 기르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탐색해 보았다. ‘선택의 힘’과 ‘결과에 책임지는 힘’을 기르기 위해 시도해 보고 싶은 것을 각각 체크해 보고, 목적의식을 높이기 위해 몇 가지 문항에 답변을 해 본 후, 옆 자리에 앉은 청년과 이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성격은 살아온 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노력을 통해 충분히 바꿀 수 있으니, 보다 성숙한 성격을 갖기 위해서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자는 것이다. 선택의 힘을 기르기 위한 시도로 ‘오늘 저녁 메뉴 직접 선택하기’와 ‘프로그램 끝나고 집 가는 대신 어디 들렸다 가기’를 체크했는데, 반만 실천했다. 메뉴 선택은 나중에 대시 시도해 봐야지.
결과에 책임지는 힘을 기르기 위한 시도로 ‘불행한 사건에서 내 잘못을 찾아보기’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을 때 내가 변화하면 좋을 점 찾아보기’를 체크했는데, 전자의 경우 “근데 뭐 어쩌겠어”라는 무의식의 판단이 너무 강해 책임감이 생기지 않더라. 최근에도 다섯 가지 중 하나만 확인하고 나머지도 괜찮겠거니 했던 것들 중 확인하지 않은 하나에서 문제가 발생했는데, 벌어진 일은 벌어진 일이고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해야지 하며 가볍게 넘어갔다. 너무 자책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조금은 책임감을 느낄 필요도 있을 텐데 말이다. 후자에 대해서는 나를 너무 싫어하시는 우리… 누구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누군가 떠올랐다. 한 명은 아니고, 서로 다른 시기에 만난 세 명 정도? 그 사람들을 떠올리며 내가 변화하면 좋을 점을 떠올려 본다. 난 할 만큼 한 것 같은데…? 역시 쉽지 않다. 그들에 대한 이야기는 언젠가 기회가 되면 풀도록 하자. 특히 그 중 첫 번째 사람, 2014년의 누군가는 나의 고립 계기와도 닿아 있으니 언젠간 풀고 싶긴 하다.
목적의식을 높이기 위한 질문은 대체로 나의 삶에 있어서 긍정적이었던 기억을 끄집어내는 문항이었다. 그렇게 좋았던 걸 떠올리며 앞으로도 좋기 위해 나아가보자, 하는 목적의식일까. 보람을 느꼈던 일로 10월 창작 수입이 만삼천 원 정도 나왔다는 이야기를 적었는데, 11월이 끝나가는 시점에 덧붙이자면 11월에도 비슷하게 나올 것 같다. 사실 창작 수입이라는 걸 가져볼 생각을 안 하고 살았는데, 어떤 청년 분이 올 상반기에 기지개 매니저 님께 콘텐츠 수익화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는 말을 듣고 ‘그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하는 생각이 들어서 시도해 보았다. 그렇게 시도한 것에서 소소한 성과가 있다는 게 기분이 좋았다. 그 청년 분 말마따나 하유와 함께 한 프로젝트에서 수익화를 해냈다면 좀 더 기분이 좋았을 것 같지만.
유능감을 기르기 위한 시도 중 ‘나 대신 해결해 준 사람에게 의존하기를 멈추기’는 좀 뜨끔했다. 생각을 너무 자주 외주 맡겼다. 너에게 너무 과도하게 의존하지는 말아야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기 수용’을 기르기 위해서는 나의 장단점을 각각 생각해 보았는데, 장점과 단점은 늘 아 다르고 어 다른 것 같다. 결국 같은 말을 다른 뉘앙스로 적고 있을 뿐이다. 자기 신념대로 행동하는 ‘자기 일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하기 싫은 일을 5초 안에 행동으로 옮긴다거나 핑계 대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늘 머리로는 알겠는데 잘 실천되지 않는 것들이다. 그래, 그렇게 쉽게 변할 리 없지. 고립은둔청년 지원사업 3년 차 끝자락에야 유의미한 탈고립 시도가 시작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연대감을 기르기 위한 문항 중에는 타인 수용과 관련하여, 갑자기 떠오르는 사람에 대해서 질문에 답해보는 것이 있었다. 그를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가. 때로는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어설프기도 하지만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녀석. 그의 장점은 무엇인가. 센터 프로그램에서 배우고 익힌 걸 삶에 적용하려 하며 메타인지가 높아 이를 바탕으로 성장의 방향성을 잘 잡고 타인에게도 이왕이면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자 하는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임의의 대상에 대해 장점을 생각해 보며 타인 수용을 해보라는 것이었다. 세상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에는 예전엔 꾸준히 하였으나 이제는 안 한 지 몇 년이나 지난 것도 적혀 있더라. 타인을 공감하기 위해 해볼 수 있는 것들은… 다들 너무 어려워 보인다.
자기초월을 기르기 위한 활동은 조별로 함께 진행했다. 어려움을 극복하여 성장한 사람의 사례를 함께 찾아보고, 그의 삶의 고통이 10점 만점일 때 나의 삶의 어려움은 몇 점 정도인지 작성해 보았다. 나는 불안과 두려움이 커서 그렇지 그렇게 어려운 상황은 아니었던 것 같아 2점 정도로 작성했다. 그의 삶에서 배울 점이 무엇인지도 적어 보았다. 우리 조는 박승일 선수의 사례를 찾아 보았는데, 농구선수로서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을 때 절망했을 수도 있는데 기대수명 2-3년을 넘어 20년 정도 견뎌냈고, 그 시간 동안 루게릭병에 걸렸지만 대처할 준비가 되지 않은 이들과 그들의 가족을 위한 루게릭병 요양병원 건립을 추진했다는 점에서, 절망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고자 한 점과 자신을 넘어 타인까지 생각하는 마음이 멋있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매일 아침 해보고 싶은 긍정 확언을 찾아보고 자기 충족적 예언을 꿈꾸며 인생 그래프를 간단히 그려 보는 것으로 활동이 마무리되었다. 시간관계상 인생 그래프는 가볍게 하고 넘겼지만 말이다. 지금까지의 굴곡을 대략 그려 보고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은지 생각해 보았다. 나는 일단 당분간은, 30대 정도까지는 안정적인 일과 삶에 집중하고, 차차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시간과 자금을 확보해 나가고 싶다고 했다. 긍정 확언은 이렇다 할 게 떠오르는 것도 없고 예시로 보여주시는 문장 중에도 별로 와닿는 게 없어 이것저것 생각해 보다가, ‘삶은 늘 과정이다’라고 적었다. 삶이라는 건 늘 과정이니 현재의 순간을 결과라고 생각하고 일희일비하지 말고 계속 나아가보자. 이 삶의 흐름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무도 모르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