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3 등산

2025년 12월 1일 월요일 을사년 정해월 갑진일 음력 10월 12일

by 단휘

주말에 오랜만에 산에 갔다. 남산 같은 데 가볍게 가는 거 말고 제대로 산길을 가는 건 꽤나 오랜만이다. 그중에서도 산에 가는 것 자체가 목적이었던 것은 잘은 기억 안 나도 아마 작년 이맘때의 서울둘레길 이후로 거의 처음이지 않나 싶다.


내 삶에 현재형으로 존재하는 흔치 않은, 고립은둔청년과 무관한 집단. 그들은 날 그저 서툰 사회초년생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나쁘지 않다.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서울시 일자리 사업으로 짧게나마 첫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아무도 이제껏 뭐 하고 살았냐는 취급을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러면 이제 나도 구체적인 걸 털어놓을 필요 없이 있는 그대로의 나로서 존재한다.


나 포함 다섯 명, 이렇게 여러 사람들과 산에 가는 것도 남산 정도가 전부였던 것 같다. 산길을 걷는 게 목적이 아닌 경우까지 포함하면 대모산도 있긴 하다. 고립은둔청년 커뮤니티에서는 내가 체력이 어느 정도 되는 축에 속했지만, 여기서는 내가 명백한 최약체였다. 다른 사람들의 페이스를 도저히 따라가지 못해 많이 쉬었다 갔다. 남들은 저 멀리 가 있는데 나 혼자 뒤처져서 헥헥대고 있었다.


다른 것보다 심폐지구력이 많이 모자라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리가 아프고 그런 것보다 산소 공급이 잘 안 되는 느낌. 늘 그래왔던 것 같다. 센터 청년들과 마라톤에 참여했을 때도 호흡이 가장 힘들었다. 아무래도 심폐지구력을 기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슬슬 러닝 하다 다치기 딱 좋은 계절인데 이런 계절에 필요성을 느끼다니. 주말에 하루 정도는 운동하고 힐링하는 날로 정해봐도 괜찮을 것 같기도.


이번에 용마산을 거닐면서는, 서울둘레길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지난번에는 완주를 목적으로 돌았다면 이번에는 좀 더 가볍게, 주변도 둘러보며, 그 동네 간 김에 근처의 다른 곳도 좀 들려 보며, 그러니까 서울둘레길을 빌미로 서울 유람을 하는 것이다. 쉬운 난이도라고 하루에 두 코스 도는 것 없이, 쉬운 난이도면 주변 관광을 좀 더 하는 걸로. 파티원이 한두 명 정도 있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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