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5 가을에서 겨울로

2025년 12월 3일 수요일 을사년 정해월 병오일 음력 10월 14일

by 단휘

이번 주 들어서 기온이 확 떨어졌다. 분명 지난 주말에 "내일이 12월인데 날씨가 이게 맞나" 했던 것 같은데, 12월이 되니 확 추워지는 게 미묘하다. 11월과 12월은 뚜렷한 차이가 있는 걸까. 계절은 서서히 변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확 바뀌더라.


여름과 겨울은 길고 봄과 가을은 짧다. 그렇게 인식하고 있었는데 이번 가을은 유독 길게 느껴졌다. 겨울이 오는 듯하다가 여전히 가을이었던 날들의 영향일까. 여름이 끝나갈 땐 어땠더라. 어렴풋한 기억에 의하면 내가 가을을 주장할 때 주변에서는 다들 아직 여름이라고 주장했다. 어쩌면 내가 남들보다 가을을 먼저 시작해서 좀 더 긴 가을을 느낄 수 있던 것일 수도 있겠다.


계절의 변화가 한순간인 듯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계절과 계절 사이의 경계에서 각자가 느끼는 계절이 다르다. 계절이라는 건 늘 알다가도 모르겠다. 왜 벌써 겨울인 건지조차 모르겠다. 추우면서도 속이 답답한, 애매한 히터의 계절. 답답한 느낌 없이 따뜻할 수는 없는 걸까. 몸이 따뜻해지기 전에 속이 답답해지는 이 감각은 썩 좋지 않다.


겨울을 춥지 않게 보내는 법. 저 아래 경상도 어딘가는 겨울에 패딩 없이 티셔츠 한 겹으로 충분하던데. 역시 난 그 따뜻한 동네가 좋아 보인다. 그곳에서 먹고살 것만 확보되면 그 동네에서 사는 편이 서울에서 사는 것보다 만족스러울 것 같기도 하고. 잃을 것도 없던 시절에는 서울에 미련이 없어 기회가 된다면 얼마든지 내려가고 싶었지만, 이제는 서울에 함께하고 싶은 이들이 생기긴 했다. 언제까지 함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가능한 한 함께하고 싶어서 이곳에 존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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