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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휘 Dec 03. 2024

#89 건강

2024년 12월 3일 화요일 갑진년 을해월 신축일 음력 11월 3일

요즘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지난주에 낙엽 밟고 미끄러져 무릎 언저리를 다친 녀석이 할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당일에는 살짝 부어오르고 시간이 지나자 멍이 생겼는데, 이제는 부어올랐던 것도 가라앉고 멍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무릎 보호대 없이는 계단 오르내리는 것도 힘들었던 시간도 다 지난 일이다. 지금은 무릎이 땅에 닿는 등의 직접적인 자극이 가해질 때를 제외하면 단지 마라톤 10km의 여파로 남은 허벅지 근육통이 느껴질 뿐이다. 자세를 유지할 땐 괜찮다가도 어떻게든 자세를 바꿀 때마다 약간의 근육통이 느껴진다. 그리고 난 이런 감각을 나름 좋아한다.


하여간 감기 몸살이 몇 날 며칠 동안 이어졌다는 녀석도 있고, 배탈이 나서 일정에 불참을 한다거나, 며칠째 몸이 안 좋아서 함께 할 수 없다는 등의 이야기가 주변에서 들려오곤 한다. 최근에 날씨도 오락가락해서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시기이기는 했다. 어제는 패딩을 집어던졌지만 오늘은 또다시 춥다고 하고, 정말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날씨다. 이 얼마나 인생 같은 날씨인가.


난 현재로서는 다리 부상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문제없는 상태다. "얼어 뒈져 뿌리것네!" 같은 소리를 해도 감기에 걸리지는 않았고, 몇 해 전까지 달고 살던 위경련도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소화 기관이 맛이 가려는 조짐이 보이면 핫팩을 이용해 몸을 데움으로써 상태를 완화시키는 해결책을 찾은 것도 있긴 하지만, 그렇게 컨디션이 악화되는 절대적인 횟수 자체가 줄어들었다. 한때는 최소 몇 개월에 한 번 정도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컨디션 난조가 있었고, 가끔은 구급차에 실려 가보기도 했지만 말이다.


대충 체중이 50kg대 초반에서 50kg대 중반으로 올라가면서 건강이 개선된 것 같다. 50kg대 초반 시절에는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으면 40kg대 후반까지 내려가기도 했는데, 생각해 보면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래로 앞자리가 4가 된 것은 건강 문제로 고생할 때 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50kg보다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경계하며 체중이 떨어지려고 하면 열심히 섭취하려고 했지. 다이어트니 뭐니 하며 40kg대를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늘 그런 외적인 요소보다는 생존이 우선이었다.


50kg대 중반이 되었을 때 건강이 상당히 개선된 것을 인지하고 나서는 목표 체중을 60kg로 설정했다. 그 정도 되면 대부분의 건강 문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은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물론 늘리는 것이든 줄이는 것이든 체중 조절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에 아직도 50kg대 중반에 머무르고 있다. 확실히 게이너를 섭취할 때는 체중이 증가하다가 섭취를 중단하니 살짝 떨어진 상태로 머무른다. 섭취 전보다는 몇 kg 늘어난 상태로 몇 개월이고 현상유지다.


더 나은 건강 상태를 위해 열심히 섭취해야지 싶다가도, 음식을 꾸준히 잘 섭취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음식을 준비하고 섭취하고 정리하는 일련의 과정은 번거로움의 연속이다. 그 번거로움을 돈으로 해결하여 음식을 사 먹기에는 요즘 식비 물가가 너무 올랐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어디서 급식 같은 거라도 나왔으면 좋겠다. 역시 책장 구석에 방치되어 있는 교원자격증을 살려 학교로 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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