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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잡다니 Sep 26. 2016

고요한 밤


이렇게 고요해지는 밤이면 

언제 파도가 쳤었냐는듯 이내 잠잠해진 바다처럼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만 같은 착각이 든다.


그 착각을 깨고 싶지 않아 내심 불안해 하면서

지나간 파도를 떠올리지 않으려 애쓰는 밤

하지만 일렁이는 마음을 어쩔 수 없어

또 다시 깊숙한 생각에 잠겨버릴까 두려운 밤


밤이 길어지는 가을이라 그렇다고 핑계를 대면서

결국 이렇게 고요한 밤을 스스로 뭉갠다.

아무 잘못 없는 밤은 또 이렇게 시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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