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게 먹을 거제!(1)

퍼0피자

by 무연


산속에 자리 잡은 아파트에서 외식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리 가족은 외식만 하기 위해 외출하는 경우는 드물었고, 대부분은 장을 보거나 드라이브를 하거나, 어디 놀러가는 참에 식당에 들르곤 했다. 그런 산속 아파트에도 상가라는 것이 있었고, 그 안에는 몇 개의 식당이 있었다. 국밥집, 치킨집, 고깃집…. 그중 가장 신참으로 뒤늦게 들어온 맛집이 있었으니, 바로 피자 가게다.


KakaoTalk_20250901_171605878.jpg 퍼0피자의 전경이다. 그냥 피자 가게와는 완전히 다른 센스 넘치는 사장님의 인테리어!


퍼○피자는 젊은 남자 사장님이 운영하는 가게다. 무려 프랑스 유학파 출신, 원래는 빵을 배우다 한국에 돌아와 피자를 굽게 되었다는 스토리를 들었다. 사장님은 원래 통영에서 가게를 하다가, 자신이 살고 있는 이 아파트 상가에 2호점을 냈다고 한다. 덕분에 우리 식구의 입은 전혀 예상치 못한 호강을 누리게 되었다.

사실 우리 가족은 원래 피자를 즐기는 편이 아니었다. 피자, 치킨, 햄버거라는 3대 패스트푸드 중에서도 피자가 가장 기피 대상이었다. 가격은 괜히 비싸고, 다 먹고 나면 “내가 뭘 먹었더라?” 싶은 허무감이 들고, 속은 더부룩하기 일쑤였으니까. 그런데 이곳 피자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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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이 늘 선택하는 메뉴는 언제나 페퍼로니 할라피뇨. 그 맛이란-

걸쭉한 토마토 소스에서 올라오는 은근한 단맛, 도우를 씹을 때마다 쫄깃쫄깃 터져 나오는 식감, 짭쪼름한 페퍼로니가 기름진 풍미를 채워주고, 그 느끼함을 칼같이 잘라내는 매콤한 할라피뇨. 거기에 피자에서 빠질 수 없는 풍부하고 늘어지는 치즈까지!

한 입 베어 물면, 소스가 입안에 부드럽게 퍼지고, 치즈가 길게 늘어지며, 매콤함이 뒤늦게 올라오는 그 순간, 우리는 이미 이 피자에 완전히 함락되어 있었다.


KakaoTalk_20250901_171605878_03.jpg 갓 나온 페퍼로니 할라피뇨 피자! 우리 식구의 최애 피자!


그 결과, 우리 집은 거의 주 1회 피자 데이를 보내고 있다. 그 맛이 입에서 희미해질 때쯤이면 누군가 꼭 말한다. “오늘 피자나 먹을까?” 그러면 나머지 두 사람은 환호성을 지른다. 살면서 피자를 이렇게 자주 먹어본 적이 있었을까?


서울에선 혼자 먹기 부담스러운 음식이라 파티 음식으로 겨우 한 조각 맛볼까 말까 했는데, 거제에선 오히려 이렇게 자주 먹게 된다. 아마 그건 그냥 피자 가게여서가 아니라, 퍼○피자여서 가능했던 일이었을 것이다. 평범한 피자였다면 벌써 질려버렸을지도 모른다.


물론, 다음 날 체중계의 숫자가 괴물처럼 올라오는 건 신경 쓰인다. 하지만 따끈한 피자가 눈앞에 놓이는 순간, 이성은 ‘로그아웃’된다. 손은 멈추지 않고, 입은 이미 다음 조각을 준비한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내 입에는 아직도 그 피자의 감칠맛이 맴돈다.

아아, 또 피자 먹고 싶다.


KakaoTalk_20250901_171605878_01.jpg 퍼0피자! 흥해라!!!




*) 맛있게 먹을 거제! 의 나오는 모든 내용은 뒷광고가 담겨있지 않은 순수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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