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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 참관 수업 후기

by Dan Lee

지난 9월 3일에 중학교 딸아이 참관 수업에 다녀왔다. 중2나 되었는데 무슨 참관 수업이냐고 얘기할 수 있으나 매년 하는 참관 수업에 전체를 아니어도 꼭 참석을 했었다. 요새 학교의 교육 환경도 궁금하고 아이의 학교 친구들과 학생 생활도 잠깐이라도 함께 느끼고 경험하고 싶었다. 다행하게도 사무실과 학교 거리가 멀지 않아서 점심 이후 잠시 다녀올 시간이 있었다.


구룡 중학교는 도곡역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또 주변에 초, 중, 고등학교 제법 있다. 학교 건물 자체는 꽤 오래전에 지어진 모습이고 최근에 운동에 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요새는 강당 겸 실내 체육관이 있어서 학기 중에 체육 과목 등 운동장을 써야 하는 수업을 하는데 크게 지장이 없으니 학기 중에 공사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많은 부모님들이 오진 않으셨지만 오랜만에 외부인들을 맞이하는 아이들도 무엇인지 반가움으로 맞이하며 처음 보는 나에게 밝게 인사해 주었다. 학교의 내부도 청소가 깔끔하게 되어 있고 밝게 인사해 주는 아이들을 지나치며 기분이 좋았다. 요새 중2 남녀 모두 신장들이 많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족함 없이 건강한 음식을 섭취하게 되니 당연히 그렇게 되는 게 맞겠다. 특히 남학생들을 작년 대비해서 제법 남자의 모습들을 갖추고 내 앞을 지나갔다. 내가 키가 188cm 정도 되니 작진 않은 편이라 나보다 큰 학생들은 눈에 띄지 않았는데 180cm 언저리의 친구들이 인사를 잘하며 괜히 키재기 하듯 내 지나다녔다. 그리고 귀에 들릴 듯 말 듯 약간의 비속어와 과장된 표현이 섞여서 들리는 대화가 너무나 재미있었다.


아이의 소속 반 앞에 수정된 수업 시작 시간보다 약 10분 정도 먼저 도착하니 아직 점심시간이 끝나지 않아서 식사 후 수다에 여념이 없는 아이들을 잠깐 지켜보았다. 잠시 후 금세 아빠를 발견한 아이가 반갑게 내가 있는 복도로 나왔다. 다행인 게 친구에게 부끄러운 사람은 아니었나 보다. 그림자 취급했으면 뻘쭘했을 텐데 말이다. 나의 중학교 시절과 별다르지 않은 풍경을 보고 있으니 잠시 옛 생각이 났다. 추억.


약속된 시간이 되니 종이 울리고 종소리와 함께 자리를 찾아가는 학생들과 이제 화장실로 뛰는 학생들 등 정돈 전의 가장 복잡스럽고 바쁜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조금 지나니 선생님들의 수업 준비를 재촉하는 목청 큰 강압적 안내의 소리가 들리고 점점 수업 전 조용하고 정리된 모습을 찾아갔다. 참관 수업은 오후 5, 6교시 두 타임으로 각각 과목은 영어, 국어 과목이었다. 영어 선생님이 교실로 자리를 하고 복도에서 있던 나도 교실 뒤로 이동을 했다. 영어는 원어민 교사가 진행을 했고 보조 교사가 함께 참여하여 수업 외 부분을 지원했다.


영어 수업은 주로 회화 위주의 수업이다 보니 내가 경험했던 영어 수업과는 꽤나 그 모습이 달랐고 다양한 수업 콘텐츠와 도구들이 활용되었다. 원어로 진행되어도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어 보이지는 않았고 오히려 그 자리에 앉아있는 아이들의 수준에 비해서 정규 교과 수준이 낮아 보였다. 약간의 클럽 활동 같은 느낌 어어서 지루하지 않게 참여하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학생이었을 때는 느끼지 못했는데 여러 학생들의 학습 수준이 각가 다른데 어떤 기준과 목표를 가르칠지 궁금했다. 수업 중에 적어도 5명 이상은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 보였고 그 학생들을 챙겨서 수업을 진행하기에는 정상적으로 진행이 어려워 보였다. 반대로 정말 열심히 성실히 참여하고 발표하는 학생들이 있어서 부모 입장에서 기특하고 쓰다듬어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굉장히 텐션이 높은 영어 선생님 덕분에 나의 귀에서까지 피나는 느낌이었고 생각보다 45분이 빠르게 마무리기 되었다.


다음은 국어 수업이었고 김소월의 '진달래 꽃'을 배웠다. 시의 3요소(주제, 음률, 심상), 시의 의미 등등 오랜만에 나도 배우는 시간이었다. 국어 수업 역시 다양한 수업 콘텐츠를 활용해서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고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확실히 지금의 수업은 학생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하여 진행이 되었고 수업 콘텐츠들도 그에 맞게 활용되고 있었다. 교육 분야도 상당히 보수적인 영역이지만 트렌드를 따르기 위해 꽤나 노력한 모습이 보였다. 나의 업무와는 연결되어 있는 선생님에 따라 MS 오피스와 Google workspace를 다르게 사용하는 모습도 꽤나 인상적이었다. MS 오피스가 교사들과 학생들이게 많이 사용되도록 하는 미션을 가지고 있기에 활용하는 모습을 상세히 살펴보았다.


참관 수업은 학교에서 교육이 진행되는 과정을 부모들도 함께 참여하는 자리로 최근의 교수 방식과 교사와 학생의 소통 방식 등 20 ~ 30여 년 전의 경험을 떠올리며 비교해 볼 수 있었고 집에서 보기 어려운 자녀의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과 교우 관계도 함께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교실 환경 등 시설들도 함께 점검할 수 있었다.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여전히 다양성이 존재하고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지만 조금 더 만족의 구간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요소들이 개선되었음을 보게 되었다. 혼자 아빠였던 터라 약간의 뻘쭘함은 내가 감당을 해야 했지만 의외로 굉장히 환영받았던 터라 기분이 좋았다.


집에 돌아와서 아이와 간단히 그날의 시간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는데 중3 참관 수업에도 참석했으면 하는 눈치고 그동안 이름만 들었던 친구들이 얼굴과 매칭이 되는 대화를 하니 훨씬 흥미로운 소통이 진행되었다. 아이는 본인에 대한 부모의 긍정적인 관심을 리마인드하고 친구나 선생님에게 부모님을 소개하는 자리로 인식하는 듯 했다. 그리고 직장인 부모가 그 시간에 참석해 준 부분에 대해 굉장히 감사하다는 마음을 표현했다.


혹시나 무슨 중학교 참관 수업을 참석하냐 하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는데 참석 가능한 시간이라면 꼭 참석을 추천한다.

별도 준비할 것은 없고 나의 과거의 시간을 잠시 기억해서 방문하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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