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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 Lee Jun 16. 2019

망가진 조직을 회복시키기 - 02

처음에 조직을 맡고 가장 문제가 되거나 불만족스러운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접근을 했고 그 부분을 해결해 나갔다. 일단 최소 수행되어야 하는 항목들이 정리되어서 안정적으로 손발이 맞게 돌아가게는 되었다. 그렇다고 거기에 안주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한 사람 한 사람 살펴보니 우선순위에 밀려서 그때는 발견하지 못한 개인의 개성과 능력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앞으로 그러한 것들을 스스로 어떻게 꺼내서 사용하게 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회사의 방침과 부서 운영 규칙과 같은 기본 항목들과 제품 개발과 같은 일정 기간 동안 우리가 달성해야 하는 목표들로 구분했다. 그렇게 하여 나의 부서에 적용해서 관리하는 항목을 아래와 같다.


기본 관리

부서 존재의 목적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가

부서의 단기적 업무 목표에 대한 인지하고 있는가

부서의 장기적 업무 목표에 대한 인지하고 있는가

리더와 부서원은 각자의 역할에 대한 인지하고 있는가


이 부분은 부서, 파트 미팅, 1 on 1을 할 때 꾸준히 인지시키려고 하는 항목이다. 왜냐하면 부서원들은 가정환경, 사회 경험, 지적 수준 등 다 다르게 때문에 같은 수준으로 모두 인지시키기 위해서는 전체 미팅에서 같은 메시지로 전달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았다. 그래서 전체 미팅에 부서 메시지로 전달하는 것 외에도 파트 미팅, 1 on 1을 통해서 그들의 언어로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기본은 중요한 것이다. 왜 이 부서에 앉아서 일을 하고 있는지, 나의 역할은 여기서 어떤 것인지는 알고 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항목들에 대해서  부서원들과 대화를 할 때가 가장 어렵다. 듣는 이에게도 설교 혹은 정신 교육 같지 않은 느낌이 들게 대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그들의 경험을 들어보는 방식으로 대화를 시작하는 편이다. 

가정, 사회는 모두 조직이 이루어져서 돌아가게 된다. 그래서 그 간의 경험에 대해 질문해보고 결과를 들어보면 저 내용이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얘기하게 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게 우리 부서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함께 이해하고 그 이후부터는 잘 유지되는지 체크를 해 가고 있다. 

또한 단계별로 진행되는 업무 관리가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각 파트별 리더를 선정하고 책임을 주고 관리자 영역에 대해 각자 스터디할 수 있도록 했다. 개인 업무만 하는 것은 누구를 관리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고 파트 리더 중에 누군가가 나중에 이 부서를 이끌어가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꾸준히 잊어버리기 때문에 꾸준히 체크를 해주고 인지시켜야 한다. 우리가 모두가 하나의 부서로 우리의 미션을 완수해야 한다는 것을 인지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책임감과 집중도에 반영이 된다. 정량적인 데이터로 설명할 수 없지만 되는 것이 확실하다. 


업무 관리 - 의사결정 

회의의 목적이 뚜렷한가

회의에서 공평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가

결론이 나는가

회의체 관리


업무 관리 - 일정 

일정이 투명한가

합당한 일정이 정의되는가

일정이 지켜지는가


우리는 소프트웨어 제품을 개발하는 부서이다. 기획, 디자인, 퍼블리싱, 프런트엔드/백앤드 개발 등으로 소규모이지만 아주 체계적인 조직을 갖추고 있다. 기존 기획, 개발 부서로 나누어 있던 조직을 통합했다. 조직을 합치고 나니 협업의 진행 과정이 훨씬 좋아졌다. 6개월 정도 지나서 다시 돌아보니 물론 그간 느끼고 있는 것이지만 Startup임에도 부서 장벽이 존재했었고 부서장이 누구냐에 따라 F/U이 되는 것이 다른다는 것을... 나도 창업 멤버지만 분명 간과한 것이 있었다. 


어느 정도 범위로 업무 관리를 설명해야 고민을 하다가 관리 부분으로만 정리를 할까 한다. 


업무 관리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해야 할 일을 해야 할 때에 완료하는 것이다. Doing the right things right. '해야 할 일'과 '옳은 일'이 완전히 같으면 정말 완벽하겠지만 가능하면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 여러 명이 최적의 것을 찾아가고 있다. 


의사결정은 회의를 통해 진행한다. 우리는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가 모여서 회의를 하게 된다. 서로 인격적으로 모욕감을 주지 않은 선에서 강하게 논의한다. 아무리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회의를 진행을 하게 되더라도 자신의 업무 영역에서 점검해야 하는 사항들이 있고 하나의 기능에 대해 바라보는 개인의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대화를 한다. 주로 난 시작과 마무리를 담당하고 중간에 논의가 너무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또한 빅마우스에 영향을 받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다행스럽게 나도 대학에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했고 엔지니어, 개발, 기획 업무를 해 온 경험이 있어서 말을 못 알아듣거나 딴소리를 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고 적절(?)하게 진행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나저나 결론은 반드시 낸다. 논의(Debate)가 깊어져도 결론을 만들고 그 내용에 대해서는 같이 한다(Align). 정말 결론을 못 만들어 내면 내가 결정한다. 그리고 그 부분은 내가 책임진다. 아직 책임을 져야 할 일은 벌어지지 않아서 어떻게 책임지게 될지는 모르겠다. 

회의 시에 사고를 치는 친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자신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친구, 기본 이해 능력이 떨어지는 친구 등... 채용 과정에서 모든 것이 확인되지 못하기 때문에 일단 채용 후에는 업무 중에 운영의 묘를 살릴 수밖에 없는 것인데 사람이기에 그걸 벗어나게 된다. 협의 진행이 100% 될 수 없고 내가 양보할 수 없는 항목이 아니라면 다수의 의견을 들어주는데 그러할 때에도 수긍을 못하는 경우에 조직의 악영향을 끼치는 행동을 했을 때는 들어주고 주의 주고 경고했다. 부서장이 바뀌고 새롭게 관리를 시작하니 그걸 견디지 못하는 친구들은 자연히 정리가 되었다. 


회의 시간, 횟수, 대상자도 모두 재정의했다. 전체 회의, 파트 회의, 스펙 회의로 구분하고 회의 아이템에 따라 필요한 사람만 참석하게 했다. 스펙 회의를 제외하고는 10분에서 30분 이하로 진행되도록 했다. 기존 업무 공유 및 협의를 위해 매일 점심 전 10분간 모두가 참석하는 회의가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상태였고 시간과 방식에 대해 다들 불만이 많았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회의가 업무에 방해가 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협의의 대화보다 수다 시간이 많게 되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회의 문화는 곧 그 조직의 대화 문화이다. 회의 목적이 명확하고 그 대화의 과정이 공정하고 합당하고 이해할 수 있는 결론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그 자리에 모두가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시간 낭비와 에너지 소모가 아니고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시간의 가치를 얻게 해야 한다. 회의 시 대화의 방식이나 회의 준비 내용 등 여전히 개선해야 하는 것들이 보이긴 하나 현재 우리의 회의 문화는 아주 괜찮게 느껴진다. 


업무 회의가 잘 끝난다는 것은 일정 합의가 잘된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은 왜 필요하지로 시작하여 무엇을 어떻게 언제까지 하겠다고 약속되는 것이 회의 결과라면 정말 그 일정대로 되는가는 또 다른 문제이다. 그래서 우리는 개발 계획은 2 ~ 3 주간의 일별로 나눠서 전사에 공개를 해놓고 하고 있다. 할 일이 명확하면 이게 가능하다. 약간 변경되기도 하지만 투명하게 책임감을 가지고 진행을 하기 위해서는 이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서로를 믿지 못하는 할 수 없는 방법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부담을 주지 않도록 너무 타이트하게 잡도록 주문했다.


약 반기가 지나는 시점인 지금은 어느 정도 안착된 느낌이다. 두 번의 마이너 버전 업그레이드로 6번의 sprint가 진행 중입니다. 약간은 중간에 조정을 하면서 모두 계획한 일정으로 완료했다. 


부서의 목표는 계획한 업무가 약속된 일정에 완벽하게 마무리되어야 달성할 수 있다. 그게 가장 기본인데 그걸 못하면 우리는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그리고 조직 내부에서 신뢰를 잃게 된다. 그리고 그게 부서 간의 분열을 만들고 결국 실패 대한 책임을 묻게 된다. 모두가 아파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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