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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롤 Sep 05. 2022

42.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머릿속에만 있던 아이가 내 품에 안기고, 그 아이가 내 아이가 되고, 이젠 입양을 알아가는 4살이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도 입양 4년 차가 되었네요.

  그동안 지인들과 입양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많이 했습니다. 사람들이 궁금해주는 걸 알려주기도 하고, 입양에 대한 제 생각을 이야기하기도 했어요. 대화를 하면서, 입양을 제대로 몰라 오해하는 부분도 많아 아쉬웠어요. 그리고 입양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궁금해하시는 게 많더라고요. 그분들에게도 늘 저는 주변에 아는 유일한 입양부모였으니까요.

  이 내용들을 글로 묶어보면 어떨까, 생각했던 게 에세이의 시작이었습니다. 입양을 궁금해하는 분, 입양을 고민하는 분들께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입양 과정에서의 입양 부모의 고민과 실제적인 문제들도 꼭 다루고 싶었어요. 그냥 저도 부모일 뿐이니까요. 마음이 약해지고, 고민되던 순간들도 빠짐없이 적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는 모든 걸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는 천사 같은 사람이 아니거든요. 오히려 그런 글을 읽고, 공감하거나 위로받는 분이 있기를 바랐어요.

   이렇게 이야기를 엮어나갈 수 있는 사람은, 그 분야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 애정을 가지고 글로 꾸준히 적어나가는 사람이라는 조언이  제게 많은 힘이 되어 이 글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글을 계속해서 꾸준히 읽어주시고, 라이크와 댓글로 답해주시는 구독자분들이 계셔서 응원받는 느낌 속에서 글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아직도 남겨진 생각과 이야기들이 더 있지만,  첫 이야기는 이쯤에서 마무리 짓는 게 좋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아이가 더 커가고, 입양에 대한 이야기들이 더 쌓이면 두 번째 이야기를 다시 준비해볼까 합니다.

  지난주, 아이와 에버랜드에 다녀왔습니다. 아이와 놀이동산에 가는 게 저희 부부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거든요. 하루 종일 행군하듯 아이를 안고 걸은 남편이 뻗어 자는 아이를 보더니, "저 쪼끄만한 게 꿈을 다 이뤄주네. 고맙네."라고 말하더라고요. 저희는 수시로 그런 꿈같은 순간을 OO 이와 걷습니다.  물론 말씀드렸다시피 4살짜리와 걷는 길은 쉽지 않습니다만. 하하하.

  저희는 이 천방지축 딸내미와 손을 꼭 잡고 긴 길을 함께 걸어 나갈 테지요. 아직은 어려서 몸이 더 고되지만, 점점 아이의 반항과 고집에 마음이 더 고되질 테고요. 꼭 시간을 내어, 그 이야기도 글로 담아보고 싶습니다. 아이에게도 큰 선물이 될 테니까요.

  혹시 이 글을 따라 읽어오시면서 입양을 고민하고 계시는 분이 계시다면, 당신의 가정에도 OO이 같은 사랑이 함께 하게 되는 날이 오게 되면 참 좋겠습니다.

  그동안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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