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센터 채팅상담 스킬향상과 도급사의 처우
#간단 요약 : 1. 긴 스크립트는 한꺼번에 보내지 말고 대략 5초 텀을 갖고 잘라서 보내자. 2. 반드시 스크립트는 내가 먼저 이해하고 숙지한 상태에서 발송하자.
전화상담만큼이나 채팅상담의 비중이 높아진 시대입니다.
신규 상담사분들도 전화상담에 비해서 채팅상담이 조금 더 부담이 덜하고 고객 접점에 있어서 더 간접적인 느낌이 들기 때문에 전화상담보다는 채팅상담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채팅상담에도 품질 평가가 이루어지고, 비단 품질 평가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고객 입장에서 채팅상담은 “답답하다”, “불편하다”라는 인식이 들지 않도록 상담을 “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신입 상담사에게서 나타나는 고질적인 문제 하나로는, 채팅상담이라고 해서 준비된 표준 스크립트를 한꺼번에 발송한다는 것인데요. 채팅 상담은 메일 상담이 아닙니다. 전화와 표현 방식(목소리 / 글)이 다를 뿐 서로 상호작용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동일한 맥락입니다.
그럼에도 단락 기준으로 6줄 이상에 달하는 긴 스크립트를 일방적으로 발송하는 데에 문제인식이 없죠. 고객이 화를 내기 전까지는요. “챗봇이예요? 상담사예요?” 처럼 말이죠.
상담은 독서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고객도 기나긴 글을 읽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더하여 상담사를 연결하기까지 기다렸다는 데에서 챗봇과 달리 본인의 문제나 문의사항을 정확하고 핵심을 짚어서 안내해 주기를 바라는 기대치를 품고 상담사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코칭을 해드리면,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고 반문을 하시는데 아주 간단합니다. 표준 스크립트를 잘라서 보내시면 됩니다. 열 줄짜리 스크립트라면 세줄씩 잘라서 고객님께 발송해 드리며 이해할 시간을 주세요. 너무 길지 않아도 됩니다. 5초면 충분해요.
실제 고객님들의 문장 이해 속도를 고려하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고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액션을 최대한 표명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가장 좋은 방식은 표준 스크립트를 그대로 복사, 붙여 넣기를 하는 것보다 ‘활용’하는 것이 가장 고객과 템포를 맞추는데 좋은 스킬이지만 신입 상담사에게는 난이도가 있는 일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표준 스크립트를 그대로 사용하되 잘라서 보내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죠.
두 번째 문제로는, 스크립트를 발송하는 상담사 본인도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은 채로 키워드만 얼추 맞다고 생각하면 발송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내가 이해하고 있는 스크립트 내용이 아니라면 고객의 추가 질의에 답변을 하실 수 없을 테고, 답변을 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면 고객에게서 반문이 오겠죠 “답변 하나 받는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려요?”라고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채팅상담이라고 해서 안일하게 생각해선 안되며 전화와 동등하게 고객과 호흡을 맞추고 고객을 응대하는데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전화상담이라면 일방적으로 기나 긴 스크립트를 읊으면서 고객이 말할 시간을 주지 않는 상황은 만들지 않으실 테니까요 : )
번외로,
채팅상담에서 이런 문제가 생기는 이유 중 하나는, 일부 도급사 고객센터에서 채팅상담이라는 명목으로 고객의 입장도, 상담사의 입장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동시에 10건을 상담하라는 등의 무자비한 고객센터가 적지 않게 있습니다.
채팅상담 인입 건의 대기가 밀리면 밀릴수록 더 그렇겠죠.
물론 품질보다는 한 건이라도 더 받아야 비즈니스적 손해가 덜하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 수 있는 영역이지만, 고객의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대기를 할 것인가, 챗봇에서도 충분히 찾아서 볼 수 있는 기나긴 스크립트로 안내를 받고 방치될 것인가에 대해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