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벤트가 선택되는 걸까
까치까치설날은 어저께에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
2019년 올해의 설은 2월 5일 화요일.
즉, 4~6일뿐만 아니라 앞선 주말 이틀을 포함하면 2일부터 6일까지, 총 5일이 꿀명절이다.
이렇게 큰 명절 좋은 날에 꼭 해야 하는 이벤트! 배송 날짜도 감안해서 1월 21일 월요일부터 진행하기로 한 이번 이벤트.
각자 생각해보기로 한 다음 나는 고민에 빠졌다. 어떤 이벤트를 하는 게 좋을까. 나라면 어떤 명절 선물을 준비할까.
처음부터 생각해봤다.
나라면 명절에 선물을 할까? 누군가를 만난다면 할 것 같았다.
그래 그럼 누구를 만났을 때 선물을 할까? 1. 가족 2. 친구
자 그럼 좀 더 디테일하게 생각해보자. 기능성 여성 속옷을 명절 선물로 할 수 있을까? 쉽지 않다. 우선 속옷 자체를 선물하는 게 자연스럽지 않고, 속옷은 사이즈도 필요하고, 본인이 선호하는 브랜드가 있기 마련일 것이다. 그래 쉽지 않아.
아직 이런 속옷이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수두룩 빽빽이란 말이다. 그날에 패드 없이 팬티만 입어도 새지 않는다는 속옷. 그냥 기능성도 아니고 웬만한 냉, 오로 등 질 분비물을 다 흡수하고 새지 않게 막아주는 특수한 원단으로 만들어진 특별한 위생팬티!
나조차도 주변 지인들에게 선물로 엄청 하고 있으니까. 그리고 열이면 열 백이면 백 다 좋아했다. 그래서 더 확신이 들었다. 가능하겠다. 고
명절인 설날에 설날 선물로 기능성 여성 속옷을 선물하는 건 직계가족. 엄마를 위해서 언니를 위해서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일 것 같았다. 여기서 결정했다. 아주 짧은 생각일 수는 있겠지만 타깃은 확실히 있었다. 설날에 선물로 기능성 속옷을 주는 건 가능하다.
어색한 사이에 기능성 여성 속옷을 줄 수 있을까. 여기서 어색한 사이란 어떤 걸까. 1년에 한두 번씩 만나는 친척들? 매일 보지만 그래도 거리가 있는 회사 직원들? 우선 친척은 가족이라는 특수한 관계상 속옷 선물이 이상할 것 같지는 않았다. 오랜만에 만나는 여자 어른들에게 선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회사 직원들? 이들에 대해서는 여자들의 묘한 공감대를 떠올렸다. 이것과 관련해서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끈끈한 의리.
옛날에 봤던 한 실험 영상이 있다. 모르는 사이라도 생리대를 빌려달라는 말을 무시하지 않는, 있으면 무조건 주고, 없다면 사서라도 주는 그런 영상이었다. 자세히 기억은 안 나지만 이 영상의 마지막은 결국 여자들끼리는 생체학 적으로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묘한 의리가 있다고.
이런 의리를 생각한다면 회사 직원들끼리 선물을 한다는 것도 가능했고 명절 기념으로 가족들에게 선물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았다. 너무 긍정적으로만 했다는 것은 인정한다.
함께 공동 구매의 느낌으로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면 사지 않을까?
한 달에 한번 돌아오는 그날의 기간은 하루가 아니기 때문에 한 사람당 1개 이상씩 살 확률도 매우 높았고, 그렇다면 10개 이상으로 묶어도 가능하지 않을까. 3명만 모여도 충분히 살 것 같았다. 필요하거든!
여기서 필요하다는 말은, 1개를 사는 사람보다는 3개, 5개, 6개를 사는 사람이 더 많다는 사실을 여실히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3명이 모여서 10개 이상 묶음을 살 거라 생각했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회사 동료들끼리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니까. 그리고 설날은 그 기회를 제공하는 아주 좋은 빌미였다.
그래서 10개 사면 5개를 더 주는. 총 15개를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는 이벤트를 기획했다. 1+1보다 10+5. 선물을 할 계획이 있다는 건 어차피 여러 명에게 하겠다는 게 아닐까. 그리고 1명에게만 선물을 하더라도 생리 팬티의 기능성 특성상 분명히 여러 장을 살 거니까 많은 장수로 공동구매의 느낌으로 다가가면 되겠다. 는 생각 아래 기획한 것이다. 그리고 그 숫자를 10개로 무료는 5개로 선정했다.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1~2명만 모여도 충분히 공동 구매를 할 수 있는 양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총금액을 적지 않고 '10+5'라는 문구를 앞세운다면 충분히 더 승산 있는 이벤트라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이런 이벤트 기획안을 회의 시간에 발표했다. 사이트 옵션 구조상 같은 라인이라면 사이즈를 조절할 수는 없지만(사실 옵션 창에 또 적으면 되니까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니다.) 각 다른 라인(제품)이라면 사이즈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기획을 포기하지 않게 했다.
봐봐. 10개를 사는데 그거에 반이나 더 무료로 준다니. 괜찮은 세일이었다. 설날이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도 (많이만 팔린다면) 좋은 이벤트라고 생각할 것 같았다.
사실 이렇게 이벤트를 정할 때 직원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부분은 어느 정도까지 할인율을 적용할 거냐. 회사 입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할인율이 어느 정도이냐를 기본 베이스로 두고 기획해야 한다. 가능한 할인율이어야, 회사 입장에서도 오케이를 할 것이니.
나는 이런 경우 보통 그동안 진행했던 할인율을 바탕으로 한다. 보통은 그 이상을 벗어나는 할인율을 제안하지는 않는다. 딱 그 정도를 중심으로 기획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설날'이잖아. 명절이라는 이렇게 큰 날에 좀 더 할인율을 높여봐도 되지 않을까? 그래서 이런 논리까지 함께 준비한다. 그리고 그 당시에 진행했던 이벤트 할인율과 비교해서 설명한다. 그럼 그렇게 까일 일도 그렇게 무시당할 일도 없게 되는 것 같다. 그냥 이건 내 경험이고 내가 하는 방법이다. 지금 이 회사에서 내가 선택하는 제안 방법인 거고. 정답은 없다.
그리고 이번 설날 이벤트는 내 기획안으로 결정됐다.
설렘 반 걱정 반. 설렘 반은 우선 내가 일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이렇게 내가 기획한 내용이 잘 되면 너무 좋겠지 물론.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그래서 걱정 반!
차마 예상치 못한 복병은 나타나기 마련이다. 금액을 적지 않고서는 올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결국 금액은 정해졌고, 10+15 = 총 15개지만 그래도 10개에 대한 금액이 꽤나 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겠다. 누르지 않을 수도 있겠다. 고민이 됐다. 하지만 이미 기획안을 발표하고 난 후. 이미 선택되어 진행된 그 상황에서 최대한 가능하게 되는 일로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완성된 이벤트 내용을 설명하는 카드!
그리고.
예상하지 못했던 금액을 표시하는 부분은 생각 또 생각 끝에 이렇게 표현했다.
이 이야기는 아직은 못하겠다. 왜냐면 우리 지금 진행 중인 걸!
성공적인 일이었는지, 아니었는지,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진행해보고 결과를 보고 판단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리고 그때 다시 한번 이 기획을, 이 이벤트 진행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고 분석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