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6일 수요일, 아빠(만 69세)가 첫 항암을 시작했다. 일명 '젬시임'(젬시타빈, 시스플라틴, 임핀지)로 불리는 3개 항얌악을 링거에 넣고 5시간 동안 주입했다. 퇴근길 엄마에게 전화해서 아빠의 상태를 물었다. 오늘은 항암을 했는지 모를 정도로 이상 없다고 했다.
다음 날부터 항암 부작용이 나타났다. 고열이다. 오한이 들어 침대가 흔들릴 정도로 몸을 벌벌 떨었다. 게다가 원래 입맛이 까다로운 아빠는 병원밥도 통 넘기지 못했다.
고열에 입맛 저하가 겹쳐 목요일 금요일 이틀간 귤 2개에 사과 1개만 삼켰다. 토요일에야 비로소 엄마에게 부탁해 병원 인근 식당에서 콩나물국밥을 포장해 반 정도 드셨다. 휴, 고생이다. 그래도 항암제가 열심히 암세포와 맞서 싸우는 표식이라 생각하며 버티는 도리밖에 없다.
토요일 동생네가 문병을 왔다. 4주 연속 주말마다 멀리서 오느라 고생이다. 2살 조카 다은이가 3층 문병동을 온통 헤집고 다니는 모습을 보며 아빠는 한참을 웃었다고 한다. 제수씨는 다은이 동생을 가져 홑몸도 아닌데 전복죽을 써왔다.
2024. 11. 9.(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