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2번째 사이클이 시작됐다. 월요일, 올봄 공군에 입대한 사촌 동생 원준이가 휴가를 나와서 아빠(만 69세)에게 인사드리러 집으로 찾아왔다. 요리를 잘하는 작은아버지는 시래기를 잔뜩 넣은 고등어찜과 초장으로 버무린 오징어와 멸치를 들고 왔다. 이토록 우애가 좋은 형제인데 작은아버지는 바로 위 형이 담도암에 걸려서 얼마나 허전할까. 엄마는 원준이에게 20만 원을 쥐어졌다.
화요일 항암 2사이클 1주 차 투액을 위해 은평성모병원에 다시 입원했다. 이튿날인 27일 수요일, 젬시임(젬시타빈, 시스플라틴, 임핀지) 수액을 맞았다. 저녁에 엄마에게 전화해 아빠의 안부를 묻자 "작은아빠가 해 온 고등어찜에 밥 한 그릇 뚝딱 먹고 지금은 자고 있어."라고 답했다.
금요일, 아빠는 퇴원했다. 그런데 지난주부터 발바닥이 아프다고 한다. 동네 한의원에 갔더니 족저근막염 진단을 받았다. 물리치료를 받아도 신통치 않고, 걸을 때마다 통증이 느껴진다. 얼마 전 족저근막염에 걸렸다가 꾸준한 스트레칭으로 회복 경험이 있는 엄마는 아빠에게 발바닥 지압기를 권했다. 다이소에서 산 테니스공 크기의 볼을 굴리면 혈액순환이 되고 회복에 도움이 된다. 나는 '발목 펌프' 운동을 추천했지만 아빠는 무릎이 아파서 못 하겠다고 한다.
족저근막염은 또 뭔가... 이 또한 항암 부작용인가...
2024. 11. 29.(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