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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희 Jun 17. 2024

39. 덜커덩 선생님 승마장에 놀러오라고요?

"용희 쌤, 잘 지내십니까?"


요즘 승마도 많이 늘고 해서 나도 경기에 나가면 어떨지 궁금하던 차에 마음이 통했는지 오랜만에 덜커덩 선생님의 전화가 걸려왔다.


"쌤, 안녕하세요? 승마장은 잘 되고요?"


마지막으로 덜커덩 선생님을 뵈었을 때 선생님은 새로 승마장을 오픈하겠다는 꿈을 산속에서 야생마를 길들이며 선수들을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히시면서 승마장을 짓고 계셨었다.


"잘되죠. 지금은 더 크게 해서 유수암으로 옮겼어요."


지난번 봤던 승마장은 산속에 있고 소형 마장에 장애물이 많아 선생님이 흡사 비밀부대를 양성할 것 같은 곳이었어서 그곳에서 고문관이 될 것 같은 내 실력으로는 언감생심 등록할 꿈도 꾸지 못했었다.


"크게 해서 옮기셨어요? 오. 진짜요? 말은 몇 마리나 있어요?"


"14마리 있어요. 서러브레드는 3마리 있고요."


"와, 많네요. 이제 덜커덩 대표님인가요? 제가 계속 쌤이라고 불러도 돼요?"


"그럼요. 언제 한번 커피 마시러 놀러 오세요."


"네. 갈게요."


나는 덜커덩 선생님이 지금 내 승마 실력을 보면 칭찬해 주실지가 궁금해졌다.


"저... 예전 회원님 중에서 서울로 가신 회원님이 계신데요. 얼마 전에 서울에 있는 책방에서 <제주의 말 타는 날들> 책을 봤대요. 책 넘 재밌다고요."


"제 책이요?"


나는 점에서 내 책을 재밌게 봐주신 독자님이 계시다는 게 놀라웠다.

 

"책에 소만이, 동지, 처서 이렇게 나오는데 거기 덜커덩 선생님이 저 아니냐고 하시면서 오랜만에 승마 수업 때 생각나신다며 전화를 주셨더라고요."


"제 책요? 아마 서울이면 s책방에 입고되어 있는 걸 보셨나 봐요."


"오? 그래요?"


쌤은 내 책이 서울 책방에 입고되어 있는지는 모르셨던 눈치다.


"기존 갖고 있던 재고는 다 나가서 지금은 표지 리커버 작업하고 있고요. 이번에 인쇄하게 되면 온라인 서점에도 들어갈까 생각하고 있어요. 책 구매 문의가 있으신데 쉽게 구매하기 어려워서요. 잘 될진 모르겠지만... 마침 오늘 저녁 새로 찍은 가제본이 도착하는 데, 쌤이 오랜만에 전화 주셨네요? 타이밍 진짜 기가 막히다."


"그래요? 사실 제가 전화드린 건 그땐 제가 왜 그랬는지... 코치로서 제주대학교 승마아카데미 다녔다고 하면 '이 정도는 타야 한다.'는 저만의 기준이 있다 보니... 요즘 저희 마장에 제대에서 오신 회원님들 많으시거든요. 지금은 소리 지르지 않고 무전기 차고 부드럽게 해서 회원님들이 적응 안 된다고 하세요. 쌤 언제 한 번 저희 마장에 놀러 오세요."


나는 오랫동안 덜커덩 선생님도 보지 못했었고, 최근 스스로 승마 실력도 팍팍 늘었다고 생각했기에 덜커덩 선생님 마장에 체험 승마를 등록하였다. 다음 날 나는 어 막 도착한 따끈따끈한 가제본을 들고 덜커덩 선생님이 운영하시는 승마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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