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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희 Jun 30. 2024

42. 다정한 미정 선생님

"그래서, 그 선생님이 뭐라고 하시던가요?" 


우리 승마장으로 돌아온 나는 미정 선생님께 덜커덩 선생님 승마장에 놀러 갔던 얘기를 꺼내자, 다른 선생님의 피드백이 궁금해진 미정 선생님께서 내게 물으셨다.  


"말은 잘 보내는 데, 고삐를 너무 세게 당겨서 손이 자꾸 올라가고, 무서워서 몸이 움츠러드는 거랑 허리로 말 등을 딱딱 찍는 거랑 방향 전환할 때 추진을 못 줘서 속도가 너무 줄어드는 걸 말씀하셨어요."


"다 맞는 말씀이에요." 


미정 선생님은 내가 말 타는 걸 준비해 주시러 사다리를 옮기시면서 말씀하셨다.


"오랜만에 뵙는 거니까 많이 늘었나 해서 가보았는데 여전히 모르는 것 투성이에요. 이젠 좀 늘어서 칭찬받을 줄 알았는데..."


내 말을 듣던 미정 선생님은 등자 길이를 맞춰주시면서 말씀하셨다. 


"말 타면서 칭찬받긴 어려워요. 코치마다 가르치는 방식이 다 다르니까요. 그래도 전과 비교하면 많이 늘었잖아요?"


"하긴 뭐 우리 승마장에 처음 왔을 때랑 비교하면 일취월장했죠." 


뭐, 처음에 나는 말 위에서 앉았다 일어나는 것도 잘 못했으니까 지금 생각하면 많이 좋아지긴 했다. 


"하다 보면 늘어요. 말 위에서 힘을 더 빼야 되는데... 지금은 아직 무서워해서 그래요. 타다 보면 나중에 자연스럽게 되는 날이 와요. 너무 조급해할 건 없어요." 


오래 탄 선배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승마는 정말 오래 걸리는 운동이라고 한다. 예전에 등자가 없을 때는 평생 배워도 말을 타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하니 내가 이만큼 타는 것도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등자 빼고 구보도 가능하다는 미정 선생님은 대체 말을 얼마나 잘 타시는 걸까? 강습을 시작하면서 미정 선생님이 내게 말씀하셨다. 


"용희 씨, 잘 못 탔다는 생각 때문에 오늘 못 타면 안 돼. 잘하고 있잖아! 잘 안 됐던 기억은 빨리 잊어버려요." 


'그래, 과거에 집착하면 뭘 하겠나? 오늘 새롭게 도전하면 되는 거지...' 


나는 오늘도 선생님의 응원을 받고, 여전히 잘 안 되는 승마이지만 조금 더 나아갈 볼 용기를 얻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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