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해 지나 처음 맞는 어린이날이랬다.
내일 모레 그날인데 일기예보 지시봉 끝 그 도시는 짙은 우산 내려쓰고 몇 줄기 비 눈물 흘렸다. 낯선 곳 있던 큰아이도 너만큼 아니었다. 십몇 년 깔던 자리 도로 펴서 누워 보고 자던 방문 열어 놓았더니 내일 어린이날. 한달음 뛰어갈 큰 자동차 닦아 놓고 마른 이불 개어 두었다. 물 폭탄 호우특보가 오늘이랬다. 어린이날. 고기압 밀쳐 내고 강풍 돌풍 천둥 번개 몰고 온 저기압에 무릎 저렸다. 아니 마음 저렸다. 쉭쉭 바람 소리 달려와 유리창 밖 잠시 쉬었다. 바람 따라 내 달리던 숲속 나무 이파리 흩뿌리고 흙바닥 주저앉았다.
먼 산 구름 비 바람 너머 어린 자식이 처음 맞는 어린이날이다.
* 대학생이 되어 다른 도시에 있는 아이를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얄궂은 날씨로 취소된 약속때문에 서운한 마음 적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