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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에 위에 있는 물건의 종류

by 드아니

책상에 위에 있는 물건의 종류

책상 위에 있는 물건으로 내 미래를 맞춘다. 과거를 되돌아본다. 가장 먼저 있는 것은 미용에 쓰임이 있는 물건이다. 헤어스타일이 우아해지거나 외모가 어려질 수도 있다. 스탠드의 불이 꺼져 있다. 낮의 활동이 많아질 수도 있다. 아니면 지금 그냥 낮이라는 말이다. 잘 쓰지 않는 공기청정기가 있다. 필터가 교체될 예정이다. 치우고 싶은, 정리가 필요한 물건도 있다. 이런 것은 과거다. 책이 많이 보인다.




샤프는 지우개와 함께 하게 됐다. 핸드폰은 조용히 쉬고 있다. 다시 즐거운 음악소리가 들린다. 여러 가지 종류의 펜들이 모여있다. 실생활에 필요한 도구도 있다. 브랜드 이름은 모르지만 잘 활용하는 거치대도 있다. 스타벅스 다이어리가 책들 틈 속에 있다. 메모패드가 있다. 노트도 있다. 연습장으로 느껴지는 것도 보인다. 메모장이 새롭게 눈에 띈다. 삼각대가 탐이 난다.




다리를 떠는 건 공부하는 학생들에게서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어딘간 골몰히 생각하고 있을 때로 추정된다. 의자는 가만히 있다. 차분하다는 것은 인정하고 싶다. 책상에 흠이 보인다. 오래 쓰인 게 아닐까 싶어 용기를 북돋아 주고 싶다. 책상의 고리가 흔치 않게 눈에 들어온다. 책상의 이야기가 조용해지려 한다.




다른 주변을 살펴본다. 가장 먼저 사람을 떠오른다. 방에서 방으로 이동한 것이다. 다시 마음을 다 잡는다. 쓰고 싶었지만 무슨 글을 써야할 지 몰랐을 때가 많다. 그런 마음이 사라진다. 발이 느껴진다. 따뜻하게 감싸져 있다. 매일 추웠던 언 발의 온도가 정상체온이 되었다. 사람은 변한다. 나는 달라졌다. 조명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 어떤 글이든 쓰는 것이다. 스페이스가 눌러진 것조차 글감으로 만든다.




자신감


다 쓸 수(는) 있다. 다 쓸 수 있습니다. 언제든지 쓸 수 있습니다. 어디에서나도 쓸 수 있습니다. 물병이 하나 더 늘었다. 오랫동안 앉아서 쓰는 것이다. 쓰고 있는 것이다. 쓰는 것에 막힘이 없는 정도로 물을 마시는 것이 이롭게 작용될 정도로 마신다와 쓴다. 아니면 쓴다와 마신다. 눈에 좋은 티어린피(점안액)가 요긴하다. 제조 기한이 23년 6월까지다. 1년 전부터 있었다. 필요 없다고 생각한 물건이지만 서랍 속에 넣어뒀다. 갸우뚱하면서 받은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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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대한 이야기


승리를 검색했다. 글을 쓰는 나의 승리를 알리고 싶어서 였다. 체스를 골랐다. 오목을 했던 때가 떠올랐다. 다섯 개의 돌만 있으면 되는 놀이 중에 내가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 살구는 좋아하지 않았다. 살구엔 승패가 없다. 하지만 잘하는 사람은 분명히 있다. 더 많이 할 수 있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다. 특별한 게임이다. 살구는 못해도 살구 알은 산다. 살구를 하는 친구들이 많아서다. 살구는 또 예쁜 것들이 많이 생산된다. 무게를 내 손에 맞춰서 더 잘할 수 있도록 갖출 수 있다. 그러면 예전보다 재밌게 할 수 있다. 살구는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만들어준 게임이다. 나는 못해도 상관없었던 게 아닐까?




하루 종일 글을 쓰다가 초등학생 때 즐겨했던 놀이까지 떠올렸다. 글을 쓰며 모든 추억을 되새김질 중이다. 도움이 되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모두 글로 표현되고 있진 않다. 어떨 때 가장 온화함을 유지할까? 일단 손톱을 다듬는다. 눈바디처럼 글 바디를 해본다... 고쳐야 할 부분, 덧붙여할 것, 맞춤법, 띄어쓰기, 기타 등등. 주제를 고르는 것. 제목에 좀 더 신경 써보는 것. 매력적인 요소를 찾아내는 것. 분위기를 갖춰나가는 것. 좀 더 읽힐 수 있는 방향으로 글을 완성시키는 것. 스케치 같은 글이라도 조금은 더 귀하게 바라보는 것. 사진에 대한 이야기에서 괜찮은 글을 쓰는 방향으로 넘어간다. 유튜브 피드가 바뀌어있다. 내일은 어떤 이야기를 쓸까? 질문하게 된다. 제목과 다른 대답이 나온다. 글은 빵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합격할지도 모른다.




살구는, 진짜 맛있다. 씨앗과 열매가 구분이 확실하다. 나는 몇년 만에 맛본 살구를 다시 기억해 낸다. 몇 번이고 '안 먹어'하던 나를 물리치고 먹었던 살구는 진짜 맛있었다. 맛있는 과일을 뒤로한 채 오늘은 글 쓰는 속도가 더디다. 책도 요즘에 덜 보고 있다. 안 보고 있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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