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마을 숲에서 자라는 아이들

마을학교프로그램 청소년 생태모니터링단

by 송형선 daniel

마을에 숲이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아주 커다란 숲은 아니지만 숲에는 여러 가지 풀과 꽃들, 나무들, 연못이 있고,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린다.

큰 나무들이 높다랗게 자라 나무그늘을 만들고, 그 나무들이 만들어준 시원한 그늘에서 숲이 주는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다. 사시사철 피는 꽃들과 지는 낙엽들 갈대숲을 스치는 바람을 볼 수 있다. 마을의 숲은 답답한 콘크리트 장벽에 갇힌 도시민들에게 말 그대로 오아시스이자 쉼터이다.


남동희망공간은 25년 마을학교 프로그램으로 청소년 생태모니터링단을 준비했다.

생태모니터링단은 두 가지 목적을 갖고 있다.

우리 모두의 쉼터이자 생명의 공간인 마을 공원을 지키기 위한 활동을 만드는 것.

그리고 다른 한 가지는 우리 아이들에게 생태감수성을 키워 주는 것이다.


마을 공원을 지킨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마을 공원이 얼마나 소중한 자산인지, 그 소중함을 시민모두가 알아야 한다. 도시 개발로 점점 밀려나는 자연공간은 개발로 인해 이익을 얻고자 하는 짧은 생각들에 녹지공간이 밀려나기 때문이다. 한 번 훼손된 숲은 다시 되살리기 어렵다. 마을 숲이 시민 모두에게 얼마나 큰 자산인지 깨닫고 지키려는 사람들이 많아야 숲을 지킬 수 있다.

또한, 생태적 균형을 갖춘 공원으로 관리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있다. 마을 숲은 작은 생태계이다. 다양한 생명들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도록 관리되어야 한다. 때로는 생태적 관점이 없는 이들에 의해 인간 중심의 공원관리로 생명이 살기 힘든 숲으로 바뀌기도 한다. 생태적 관점에서 숲을 지키려는 시민들이 많아지고 생태적 관점에서의 공원관리가 상식이 되어야 한다.

생태모니터링단의 아이들의 모니터링 활동은 생태적 관점에서 도시숲을 살펴보게 하고, 그 내용을 공유함으로써 도시숲의 생태적 의미를 전파할 것이다. 그리고 미래세대로 자라는 아이들이 마을 숲의 소중함을 잃지 않고 자란다면, 마을 숲을 지키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음으로, 아이들의 생태 감수성 키우기다.

생태감수성이란 무엇일까. 생태감수성이란 자연과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것들에 공감하고 생태를 위해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아리고 정의한다. 가장 적당하고 쉬운 정의는 자연과 나의 삶을 연결 지어 생각할 수 있는 자세 혹은 감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출처 : 다빈선생님 블로그 https://blog.naver.com/bbiggu555/223012045969) 아이들이 자신의 주변의 생태와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느끼고 그것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감각이 생태 감수성이다. 우리가 살아가야 할 지구 환경을 지키기는 생태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다. 생태감수성이 생기기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자연환경과 접촉하고 교감한 경험이 있어야만 한다. 아동기와 청소년기 교육대상자들에게 시행해야 할 환경교육이 바로 생태 감수성교육이다.

모니터링 활동을 통해 마을 숲의 생태자원을 관찰하고 기록함으로써 생태를 몸으로 경험하고 생태에 대한 긍정적인 느낌을 형성하고 생태자원에 대한 체계적 지식을 갖도록 한다. 생태모니터링 활동은 생태환경을 단순히 관찰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아가야 할 동등한 가치를 지닌 생명으로 느끼고 받아들이도록 한다.


가장 좋아하는 것 게임하기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싫어하는 것과 가장 좋아하는 것을 넣어 자기소개를 시켰더니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교 가는 게 가장 싫고, 가장 좋아하는 것은 게임하는 것이라고 했다. 너무나 똑같은 대답들이 반복되어 조금 놀랄 정도였다. 아이들의 시선이 스마트폰 안에 갇혀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앞선다. 스마트폰 안에 갇혀 있는 아이들의 시선을 세상으로 돌려야 한다. 생태계의 꽃과 나무, 새들과 곤충들의 삶의 모습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과정 속에서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생명의 소중함, 경이로움 등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생태모니터링은 마을 공원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의 미래를 바꾸는 일이기도 하다.


앞으로 28명의 학생들이 2개 조로 나누어 12주 동안 모니터링을 하게 된다. 모니터링한 내용은 기록하고 공유할 것이다. 그리고 마을 숲공원의 생태를 담은 생태지도도 완성할 예정이다. 그리고 생태 모니터링 활동은 단기간동안의 활동이 아니라 지속적인 활동으로 이어지고 발전시켜서 마을의 생태자원을 지키고 실천하는 생태시민으로 성장하도록 할 것이다.

* 남동마을학교 : 인천시교육청의 교육혁신지구 사업으로 마을이 중심이 되어 마을주도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 밖 학교를 말한다. 2025년 인천시에는 총 44개의 마을학교가 운영 중이고, 남동구에는 남동희망공간을 포함한 10개의 단체가 마을학교를 운영 중이다.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14화누구나 아는 당신과 나의 월급 최저임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