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 사슬

이 세상이 조금씩이라도 굴러가는 이유

by 작은길벗 소로우


아침에 출근버스에서 내릴 때 버스 기사님이 말씀하신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나 앞서 내리는 사람이 답한다.
"네, 감사합니다."

나도 내리면서 앞사람을 따라 한다.
"네, 감사합니다."

어떤 때는 내가 먼저 인사하면,
내 뒷사람이 내가 한 말 그대로 따라 하기도 한다.

회사 구내식당에 간다.
60세 넘으신 여사님이 환하게 웃으며 말씀하신다.
"어서 오세요"

배식을 하는, 요리사 모자를 쓴 젊은 분이 맑은 순두부 국을 식판에 얹어 주며 힘차게 외친다.
"맛있게 드십시오."

"네, 감사합니다."

계단을 올라 출입구 보안검색대 쪽으로 걸어간다.
검색 요원은 인사부터 먼저 한다.

"안녕하십니까? 좋은 하루 되십시오."

"네! 안녕하십니까?"

우리는 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다 서로 아는 체할 이유도, 잘해 줄 이유도 없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우리는 시키지도 않은 것을 일상 속에서 하고 있다.

왜일까?

그건 우리 모두는 한 번도 보지 않은 사람을
사실 아주 쪼끔이나마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고,
어떻게 사랑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위대하진 않다.
그러나 우리는 성실하고 정직하다.


우리는 다 선(Goodness)의 사슬로 연결되어 있다.
그게 힘없고 가난한 사람을 업신여기는 인간들이 그렇게 많아 보여도,
이 세상이 조금씩이나마 전진하고,
제대로 굴러가고 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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