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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삐딱한 나선생 Oct 14. 2024

4. 뜻밖의 두 줄(2)

“어떡해! 정말 두 줄 나왔어!!”

지혜씨는 밤잠을 설치고 새벽부터 깼어요. 아침까지 기다려 테스트를 했는데 두 줄이 나온 거예요. 이건 아기가 생겼다는 말이거든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지? 이제 우린 포기하고 전혀 안될 거라 생각했잖아.”

지석씨는 도저히 이유를 알 수 없었어요.

‘정말 마음이 편해져서 그런가? 몇 년을 그렇게 노력해도 되지 않았는데, 어찌 모든 걸 내려놓으니까 이제 와서….’

지석씨는 억울한 마음까지 들었어요.

“지석씨, 우리 이제 어쩌지? 우리가 정말 바라던 일이지만 지금은 너무 당황스러워.”

“나도 그래. 우리 아이가 이미 자라고 있는데, 한 명을 또 키우는 게 가능할지 모르겠어.”

“그렇지만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아이인데….”

“그래. 우선 늦었으니까 출근부터 하고 저녁에 얘기하자.”

지혜씨와 지석씨는 회사로 갔어요. 하지만 일이 문제가 아니었어요. 지혜씨는 오늘도 점심을 못 먹었죠. 지석씨는 점심을 대충 먹고는 인터넷 검색을 했어요. 그러고 저녁에 다시 만났죠.


“지석씨, 우리 할 수 있겠지?”

“내가 알아보니까 경제적인 문제는 너무 큰 부담이 아닐 것도 같아. 요즘은 낳을 때도, 기를 때도 정부에서 지원이 많더라고. 육아휴직을 해도 월급이 꽤 보장되고, 둘만 낳아도 다자녀라고 혜택도 있더라고.”

“돈도 돈이지만, 둘을 동시에 어떻게 키우지?”

“정 힘들면 나도 휴직을 할게. 수입이 많이 줄긴 하겠지만, 더 아껴서 살아봐야지.”

“알겠어. 나 이제 가방 같은 거 관심 없어. 예쁜 옷도 이제 잘 맞지도 않을 텐데 뭐.”

“고마워. 나도 집에 놔둔 것들 정리하고 중고로 팔게. 난 사실 폰만 있으면 되는걸 뭐.”

지혜씨와 지석씨는 서로 안아 주었어요.


다음 날 두 사람은 병원을 찾았어요. 의사 선생님은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어요.

“아…. 우선 추… 축하드립니다. 그럼, 시기가 비슷하면 쌍둥이로 등록을…. 음….”

“혹시 다른 문제가 생기나요?”

“아니에요. 두 분이 결심하셨으면 최대한 도와드려야지요. 해외의 아기가 들어오는 것과 뱃속의 아기를 출산하는 시기를 잘 맞춰봐야겠습니다만. 법적인 절차나 이런 것들은 제가 잘 처리를 할 테니 걱정은 마세요.”

의사 선생님은 뱃속의 아기도 진찰을 했어요. 크게 문제없이 잘 자라고 있대요.

“어머님, 아버님이 더 잘 아시겠지만 임신 중 조심해야 할 것들을 잘 지켜주시면 됩니다. 어렵게 생긴 아이인 만큼 위험할 수도 있으니, 더 조심… 아니, 두 분 다 잘 아시니까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는 게 더 나을 거 같아요. 평상시와 같이 편안히 지내시면 좋겠네요.”

지혜씨와 지석씨는 불안하기도 했지만 정말 행복했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듣지 못하던 ‘어머님, 아버님’이란 말이 벅찬 감동으로 느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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