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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삐딱한 나선생 Oct 16. 2024

6. 아픈 내 뱃속(1)

3차 기형아 검사를 하는 날이었어요. 아기에게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마지막 검사예요. 엄마와 아빠는 지금까지 봤던 그 어떤 시험보다 두렵고, 어렵게 느꼈어요. 오늘만 통과하길 간절히 바랐죠. 의사 선생님은 차가운 젤을 엄마의 배에 문질렀어요. 복덩이도 놀라 움찔하는 것 같았어요.

“자, 봅시다. 아이구, 우리 복덩이가 부끄러운지 자꾸 얼굴을 가리네. 밑에 심장은 힘차게 잘 뛰고 있고. 뭐, 장기들도 아무 이상 없이 자기 자리에 위치하고 있고. 이제 얼굴 좀 보자 복덩아. 그렇지! 어이구, 착하네. 눈, 코, 입 또렷하고, 머리 쪽은~”

하고 말하다가 의사 선생님이 머뭇거렸어요.

“무…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복덩이 엄마가 물었어요.

“음… 뇌 부근에 작은 혹이 보이는데….”

“그… 그럼 우리 아기에게 큰 문제가 있는 겁니까?”

복덩이 아빠가 놀라서 물었어요.

“흠… 지금 당장 판단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음에 다시 확인을 해보고 말씀 나누어야 할 것 같아요. 우선은 경과를 지켜보도록 하고 행운이를 같이 봅시다.”

의사 선생님은 행운이의 화면을 보여줬어요. 신체 곳곳을 띄우며 아무 이상 없이 잘 크고 있다고 했어요. 하지만 엄마 아빠의 눈에는 들어오지 않았어요. 

“선생님, 우리 복덩이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엄마는 울먹거리며 말했어요.

“더 커지거나 하면 문제가 되는데 그건 그때 상황을 봐야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혹이라는 게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도 있어요. 그러니 너무 걱정만 하지 마세요. 오히려 어머님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 안 좋을 수 있으니까요.”


엄마는 집에 돌아가서 흐느껴 울었어요. 아빠는 엄마를 감싸 안았어요.

“괜찮아. 별일 없을 거야.”

“어떻게 생긴 우리 아긴데 왜 또 이런 일이….”

“의사 선생님이 사라질 수도 있다지 않아. 당신이 힘들면 아기도 힘들 거야. 다음 검사까지는 잊고 지내보자.”

“어떻게 그래? 난 온통 복덩이 생각뿐인데. 당신은 걱정도 안 돼?!”

엄마는 아빠의 팔을 뿌리쳤어요.

“나라고 아프지 않아서 그러겠어?! 나라도 차분하고 냉정하려고 노력하는 거야. 나까지 무너지면 당신을 누가 챙겨.”

“흑… 흑흑….”

엄마는 아빠에게 다시 안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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