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워치 만족하는 이유

by 다크포니

항암으로 인해 체력이 바닥난 결과 걸을 힘 조차 없어 입원실이 있는 8층에서 MRI 촬영실이 있는 2층을 가려고 휠체어를 탄 적이 있다. 퇴원 후에는 밥공기, 국그릇 , 숟가락, 젓가락 등의 간단한 설거지를 20여 분 동안 하고 3시간을 누워있어야 했다. 병원 검진받으러 가는 날이면 택시를 이용해야 했다.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뼈저리게 느꼈고 체력을 만드는 게 최우선 과제가 되었다.


운동이라고 해봐야 걷는 게 전부였고 뛴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혹시나 밖에 나가서 쓰러질 수도 있었기 때문에 아파트 단지부터 걸었고 가끔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했다.

택시가 아닌 버스를 타고 병원에 갈 수 있게 되었다. 달리기를 시작한 것도 이때쯤이었다. 호기롭게 시작한 달리기는 겨우 700m 정도를 달리고는 숨이 턱 밑까지 차올라 걷다 뛰다를 반복했다. 며칠을 근육통으로 고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다리로 걷고 뛸 수 있어서 좋았다.

lucas-favre-JnoNcfFwrNA-unsplash.jpg


시간이 지날수록 달리는 거리는 늘어갔다. 1km를 겨우 달리던 내가 3km를 달리고 요즘은 5km를 달린다. 달리는 날도 많아졌다. 7월엔 23일을 달렸다 그래서 24일 이상 달리는 것을 8월 목표로 설정했다.


1 km 달리기를 시작으로 거리를 지속적으로 늘려갔다. 그래서 요즘은 5 km를 달린다. 5 km를 무리 없이 뛰게 되니 시간이 눈에 띄었다.

31분 49초, 33분 22초, 31분 50초..... 기록을 보니 30분 이내로 뛸 수 있을 것 같아서 30분 언더를 목표로 의식적으로 달려봤다.


1km 기록이 6분 이하로 나오면 30분 이내로 5km를 달릴 수 있다. 6분이 넘으면 다음 1 km를 좀 더 빨리 달리면 된다.

달릴 때 갤럭시 워치를 페이스메이커로 활용하는데 1 km 마다 알람 설정을 하고 페이스가 떨어지는 것 같으면 속도를 확인하고 7~8 km/h 수준으로 맞춘다.

filip-mroz-sgtxFOiBZmQ-unsplash.jpg


힘들수록 의식적으로 고개를 들고 가슴을 펴고 배에 힘을 주고 팔을 의식적으로 흔든다. 팔을 리듬감 있게 흔들기만 해도 속도가 빨라진다.

반환점을 돌 때는 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반환점을 돌자마자 의식적으로 가속한다. 마지막 300m가 가장 힘든데 그럴 때면 4700m를 달렸다는 걸 상기하고 300m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나 자신을 다독인다. 그리고 40~50m를 남겨두고는 전력 질주를 한다.


의식적 노력으로 며칠을 달리고 오늘 28분 22초를 기록했는데 의식적 노력이 수반되면 27분 대도 가능할 것 같다. 달리기를 통해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배운다. 달릴수록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믿음이 쌓여간다.

때로는 달리기 싫은 날도 있는데 그럴 때면 휠체어를 탔어야 했던 달리고 싶어도 달릴 수 없었던 과거의 나를 떠올리며 감사한 마음으로 밖으로 나간다. 오늘도 달릴 수 있어서 다행이다.

tomasz-wozniak-V62UrdknDCA-unsplash.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