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밤

by 파도한잔

분명 웃었다 나는


지금을 적시는 기약 없는 이 순간의 여름 공기

달빛 아래 서늘한 바람 속 어둠 위에 비친 너와 나


그러나 나는 여전히 멎었다

이따금씩 너에게서 그를 발견한다

그는 너의 아래에 몸을 누인 채 나를 보며 웃는다

끄집어내지 않아도 혀끝에 손길에 그가 있다

너를 가만히 바라볼 때

그는 내가 되어 너를 안는다

그리고 내일의 나를 가져간다


달은 그대로 있고 밤은 여전히 서늘한데

웃음은 혼자 타오르다 스러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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