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조각

by 파도한잔

결국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가능한 것은 눈을 감는 것 뿐이었을 때 꿈은 잔혹했다.


같은 말, 같은 단어, 같은 표현이 쓰다듬은 것은 내가 아니다. 너의 눈에 비친 나를 마주한다. 눈을 찡그린다. 주름이 아프다. 그 틈새를 메우듯 어디선가 웃음소리가 스쳐간다. 귀를 막자 글자들이 허공을 떠다닌다.


같은 표정, 같은 웃음이 어루만지는 것은 내가 아니다. 다시 한 번 숨을 고르고 내뱉기를 반복해도 그저 시릴 뿐이다. 그 입술은 그저 익숙함을 스치는 것일까. 네가 보는 나는 내가 맞을까.


결국 입 다문 지금을 노려볼 뿐이다. 아무것도 느끼지 말자. 아무것도 바라보지 말자. 수없이 다짐한다. 차라리 내일을 보는 게 빠를 테니, 지금을 버텨내면 내일의 어제가 사라져 있을 거라 믿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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