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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출판 다른 Feb 19. 2019

작가의 느끼는 법

단편소설 쓰기의 모든 것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생생하게 인식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들에게 감정이 있건 말건 신경쓰지 않는다. 하지만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며 다른 사람의 감정도 배려해야 한다는 주의를 듣는다. 그러다 마침내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알게 되지만, 사실 그건 남들에게 좋은 평판을 듣기 위해서일 뿐이다. 진정으로 타인에게 공감하는 건 나이가 좀 든 후에야 가능하다. 개중에는 끝까지 공감을 못 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공감 능력 없이는 절대 성숙한 예술가가 될 수 없다. 한 예로 레프 톨스토이는 자신의 경험을 녹여낸 거라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세대의 남녀를 그야말로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모두가 톨스토이가 될 수는 없지만, 톨스토이가 훌륭히 해낸 일을 어느 정도 능숙하게 할 수 있길 바란다면 다음 세 가지 연습이 도움이 된다.



  하나,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인다.
  둘, 다른 사람들을 관찰한다.
  셋, 역할 연기를 해본다.



  첫 번째는 언뜻 쉬워 보인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진정한 감정을 알지 못하며 찾아내기 버거워한다. 어릴 적 우리는 부모님이 생각하기에 바람직하지 않은 다양한 감정과 충동을 억제하도록 훈련을 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는 당연한 결과다. 물론 불필요한 교육이었다고 할 수는 없다.

  예컨대 우리는 갖고 싶었던 장난감을 어린 여동생만 선물 받더라도 화를 참아야 한다고, 야구 방망이든 뭐든 손에 잡히는 대로 집어서 여동생을 때려주고 싶은 마음을 참아야 한다고 배웠다. 여동생이 다음 날 아침에 죽은 채로 발견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억누르고 ‘그러한 마음을 부인해야’ 한다고 배웠다. 그런 와중에 우리는 자신이 이러한 부끄러운 욕망을 품고 있는 단 한 사람이라고, 부모님의 말을 의심하는 단 한 사람이라고, 올바른 행동을 자연스레 해내지 못하는 단 한 사람일 거라고 상상하게 된다. 그리고 욕망의 무게에 짓눌리다가 결국 자신이 괴물이 되고 말 거라는 결론에 이른다.


  자신의 감정대로 느껴도 범죄가 아니라는 것을 자기 자신에게 납득시키려면 수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그러니 그동안 그 감정을 이렇게 바라보는 건 어떨까? 이러저러한 감정이 설령 범죄가 맞는다고 해도, 인간의 감정은 소설을 쓰기 위한 기초 재료라고 말이다. 우리가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건 자신의 감정뿐이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연구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어떤 생각이 머릿속에 들어와 반짝 떠오르는 순간을 주시하자. 생각이 너무 빨리 지나가 도무지 무슨 내용이었는지 알 수 없는 때도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평소처럼 무시하지 말고 그 생각에 매달리자. 그리고 그 생각이 떠올랐을 때의 느낌을 되살려보자. 그 순간을 다시 포착해서 이번에는 꽉 붙들고 들여다보려고 노력하자. 무슨 생각이었나? 왜 그 생각에 두려움을 느꼈나?
  자기 자신의 감정을 주의 깊게 대하는 습관을 들이면 다른 사람들이 비슷한 감정을 느낄 때 내보이는 신호를 보고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해석 능력을 적절히 활용하면 톨스토이처럼 쓸 수 있다. 즉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설 수 있고, 심지어 다른 성별이나 다른 연령의 사람의 감정 또한 느낄 수 있다.


  상상으로 역할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는 흔하다. 칩거를 하는 중이 아니라면 사실 마주칠 수밖에 없다. 아는 사람 두 명이 한창 말싸움 중이라면 먼저 그중 한 사람과 자신을 동일시해보자. 그런 후 다른 사람과도 동일시해보자. ‘내가’ 그 사람이라면 어떤 감정이 들까? ‘내가’ 저기서 엉엉 울고 있는 어린아이라면, 비둘기에게 모이를 주고 있는 노파라면, 그렇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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