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두 번째 심리 상담 일지 (9)
이직한 회사에서의 첫 한 주가 바쁘게 흘러갔다.
계속해서 이유를 찾고 있었다.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
그 이유를 잊지 않고 있냐고 묻는 질문에
나는 어느새 단 하나의 진리와 이유에 목매고 있었던 내가 사라졌음을 알아차렸다.
계속 쉬고 싶지도
계속 일하고 싶지도 않다.
그게 행복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내 세상에서 흑백이 점차 걷어지고 있었다.
내 일과 내 집을 지키는 것이
고요한 행복이었다.
나는 여전히 긴장하고 전전긍긍했지만
전보다 남들을 주변으로 밀어내고
내 생각과 내 감정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굳이 내일이 오기를 바란다거나
내일이 반드시 올 거라는 보장이나
내일이 오늘보다 행복할 거라는 생각도 없지만
오늘을 사는 것이 수월해진 것이었다.
극단적이고 고통스러운 생각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었다.
정신이 들면 스스로를 끔찍한 생각으로 괴롭히고 있는 나를 발견했지만
그것에 이유가 있다는 것도 알아주게 되었다.
비례 감정과 사회적 규준, 반성이라는 세 가지 기준을 알면
훈육과 학대의 차이를 알 수 있다고 한다.
부모에게 학대받은 아이가 부모를 학대하는 아이로 성장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었다.
나의 힘듦을 알아차려주는 것을 할 줄 알게 되었다.
타인의 고통에만 관심이 있었던 내가
편안해지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