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철상은 신문 기사 하나를 명인성에게 건넸다.
기사의 내용은 이랬다.
레이첼 코리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평화운동가이다.
어느 날 그녀가 이스라엘군 불도저 앞을 혼자 막아섰다.
팔레스타인 민간인의 집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
러나 불도저는 앞을 막던 그녀를 그대로 밀어 버렸다.
명인성은 기사를 믿을 수 없었다.
어떻게 사람이 사람을 불도저로 밀어 버릴 수 있을까?
사람은 죽으면 모든 게 끝나 버리는데
왜 그녀는 자기 생명을 저토록 무모하게 버렸을까?
“명인성 씨가 불도저 기사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요?”
“위험하니까 빨리 비키라고 소릴 질렀겠죠.”
“코리가 다른 사람 집을 함부로 부수면 안 된다고,
그래서 나는 비킬 수 없다고 하면요?”
“집을 철거하는 이유가 있지 않겠어요?
어떤 근거가 있으니까 위에서 불도저 기사에게 일을 시켰겠죠.
기사도 황당했을 거예요.
현장에 와 보니 왠 여자가 일을 방해하고 있으니.
일을 해야 먹고사는 불도저 기사도 입장이란 게 있잖아요.
아무리 그래도 사람을 죽이면 안 되죠.
그건 안 되죠. 절대.”
“네, 저도 인성 씨와 같은 생각이에요.
자기 일을 위해 사람을 죽여선 안 되죠.
절대.
그럼 코리는 왜 저런 선택을 했을까요?”
“글쎄요. 저로선 정말 이해할 수 없네요.
팔레스타인 민간인 집이 자기 생명보다 더 귀한 이유를 모르겠어요.
살아 있는 모든 생명 중 제일 귀한 건 자기 생명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