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드는 황량한 폐허 위에 서 있다.
한때 사람들로 부쩍였던 정착촌의 잔해가 먼지바람에 휩쓸리며 희미한 햇빛 아래 덧없이 빛난다.
부서진 건물의 잔해 틈에서 누군가 떨어뜨린 빛바랜 사진 한 장이 바람에 나부낀다.
모나드는 사진을 주워 든다.
빛바랜 사진 속에는 환하게 웃고 있는 가족의 모습이 담겨 있다.
순간 그의 눈빛이 흔들린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폐허를 둘러본다.
강자가 약자를 밀어낸 세상은,
결국 그 어떤 사람도 살 수 없었다.
지금껏 그는 강한 자만이 살아남아야 한다고 믿었다.
경쟁에서 이긴 우월한 자들만이 전체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눈앞의 폐허는 그의 모든 신념을 낱낱이 부정하고 있다.
그의 입술이 미세하게 떨렸다.
희미한 빛 아래,
무너진 빌딩들 사이에서 작은 풀꽃 하나가 아슬아슬하게 피어 있다.
그 연약한 생명의 모습을 모나드는 오랫동안 바라봤다.
그의 눈에는 알 수 없는 슬픔과 후회가 번진다.
모나드는 무거운 숨을 내쉰다.
그의 내면에서 견고하게 자리 잡았던 파괴적 신념들이 서서히 허물어지고 있다.
마치 자신의 죽음을 맞이하는 듯한 고통과 허무이다.
그가 진리라고 믿었던 강자의 논리가 이렇게 왜소하게 끝나리라곤 단 한 번도 생각지 못했다.
적자생존과 약육강식의 철학이 가져온 결과를
그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
이제 모나드는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무너졌다는 것을 깨닫는다.
모나드는 말없이 무너진 도시를 등지고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그의 발걸음은 무겁고 느리지만,
이제 분명히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