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성이 거칠게 물었다.
선생님, 희망이 있긴 합니까?
하철상은 잠시 망설이다 몇 번의 기침을 한 후 말한다.
"희망이라고 할 만한 변화가 있으려면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겁니다.
결코 한순간에 바뀌진 않을 거예요.
내전을 겪은 사람들이 다시 서로의 얼굴을 진심으로 마주하기까지는
많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할 겁니다.“
명인성은 가만히 하철상의 눈을 바라보며 질문했다.
그 오랜 시간 동안 버티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겁니까?
“글쎄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하철상은 작은 숨을 내쉬며 고백하듯 말했다.
긴 침묵이 흘렀다.
명인성이 침묵을 깨며 말한다.
결국 우리 아이들 아닐까요?
하철상은 고개를 끄덕이며 되물었다.
“교육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시간이 걸려도 이제 막 학교에서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치느냐가 희망이 될 것 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행동을 반복적으로 배우면 우리 사회도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교육을 하자고 결정하는 건 선생님과 학교,
그리고 교육정책을 담당하는 국가 아닌가요?
인성 씨가 보기에
AI 사피엔스가 지배하는 지금 여기서 그런 교육이 가능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