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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소다미 Nov 22. 2024

일상에 치여 잊어버린 나를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바쁜 일상 속에서 자아를 잃지 않고 자기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

어느 날, 출근길 지하철에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던 중, 문득 내 삶이 내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끌려다니는 것처럼 느껴졌다. 출근과 퇴근, 반복되는 업무 속에서 나는 점점 흐릿해지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내가 이러려고 사는 건 아니잖아."


그래서 나는 전부 다 내려놓고 떠나는 하루를 계획했다. 업무, 약속, 해야 할 일 모든 것을 제쳐두고 하루 휴가를 내어 내 맘대로 지낼 계획을 세운 것이다. 아침 7시에 일어나 옷을 대충 걸치고, 아무런 계획 없이 무작정 기차역으로 향했다. 기차표를 끊을 때까지 어디로 갈지 전혀 몰랐다. 내가 택한 목적지는 작은 바닷가 마을. 아무도 나를 모르고,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핸드폰을 끄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혼자서 하루를 보냈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한참을 멍하니 바다를 바라봤고, 그제야 내 안에 있던 온갖 잡음이 사라지고 나만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처음으로 아무것도 해야 할 일이 없다는 해방감에 빠져들었다.


완벽한 일상 파괴를 결심한 후, 저녁 9시에 아무 이유 없이 나만을 위한 파티를 열기로 했다. 이건 누구에게도 초대받지 않은 나만의 파티였다. 퇴근 후, 집에 들어오자마자 가장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고,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틀고, 집에서 혼자 춤을 추는 것이다. 처음엔 미친 사람 같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 시간이야말로 내 자신을 완전히 해방시킬 수 있는 시간이었다. 때로는 캔맥주 하나를 들고 침대에 누워 영화를 보기도 했고, 평소엔 절대 하지 않는 거울 앞에서 다양한 표정을 지어보기도 했다. 그렇게 나만의 파티를 열면서, 나는 나 자신이 얼마나 재미있고 다채로운 사람인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일상에 치여 사는 동안에는 결코 알 수 없었던 나의 모습들이 그 시간 동안 자유롭게 드러났다.


반대로, 불편한 감정과 함께 보내는 하루를 의도적으로 만들어보기도 했다. 우리는 대부분 부정적인 감정을 피하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의도적으로 그 감정과 함께하기로 결심했다. 어느 날, 회사에서 큰 실수를 저질러 상사에게 크게 혼이 났던 날이었다. 그날 나는 억지로 웃거나 긍정적인 생각으로 덮어버리지 않고, 그 감정을 그대로 느끼며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불을 끄고, 조용히 앉아서 그날의 실수와 부끄러움에 대해 곱씹었다. 눈물이 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그 감정을 피하지 않고 그저 그대로 두었다.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나는 감정의 소용돌이가 지나갔음을 느꼈다. 그렇게 솔직하게 감정을 받아들인 후에는 오히려 마음이 더 가벼워졌고, 나를 이해하는 또 다른 계기가 되었다.


또 다른 도전은 도시 속에서의 완전한 고립을 경험하는 것이었다. 한 번은 도심 한가운데 있는 작은 호텔에서 혼자 하룻밤을 묵어보기로 했다. 호텔 방에 도착하자마자 핸드폰을 꺼버리고, 전자기기 없이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창문을 열어 도시의 밤을 바라보며 나는 그제서야 비로소 고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 호텔 방에서의 하룻밤은 나를 위한 완벽한 피난처였다. 도시에 있으면서도 그 안에서 나만의 세상을 만들어가며, 나는 일상 속의 스트레스에서 잠시 벗어나 나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


자기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큰 결심이나 거창한 목표가 아닌, 내가 나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작은 행동들에서 시작된다. 일상 속에서 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때로는 과감하게 틀을 깨고 평소의 나를 완전히 벗어던져보는 것도 필요하다. 바쁜 일상 속에서 나를 잊지 않으려는 노력은 오히려 나를 더 솔직하게 마주하게 하고, 잊고 있던 나의 진짜 모습을 발견하게 한다.


결국, 자기 사랑은 일상 속에서 작은 모험을 통해 나를 조금씩 다시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믿는다. 일상이 바쁘더라도, 그 속에서 나를 지키는 작은 반란들이 결국 나를 더 사랑하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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