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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송 Oct 20. 2023

나의 쓸모를 찾아서

하이, 빅스비

눈을 뜨니 온통 흐리다. 비 소식이 있었던가? "하이 빅스비, 오늘 날씨 알려줘" 빅스비 기능을 유용하게 쓰던 동료를 보고 써볼까 했던 게 오늘이 됐다.


"오늘 비가 내리고 있으며 최저기온 16도 최고기온 20도입니다. 우산을 챙기시고 미세먼지를 조심하세요" 새삼 놀랬다. 지금까지 이 기능을 왜 안 썼던 걸까? 다시 한번 빅스비를 소환했다. "하이 빅스비, 외투 입을까?"

"오늘은 최저기온 16도, 최고기온 20도로 더운 날씨입니다"

비는 오지만 더운 날씨, 빅스비의 조언대로 우산을 챙겨 나갔고 외투 없이 사뿐히 출근했다. 3년 동안 같은 폰을 쓰면서도 빅스비를 부르지 않았다. 빅스비뿐 아니라 많은 기능들을 쓰지 않고 있다. 폰이 가진 기능의 최대치를 쓸 수 있다면 좋으련만.


숨은 기능을 활용하지 못한 건 기계 이야기만은 아니다. 20,30,40,50년.. 그토록 오랫동안 자신을 쓰고도 숨겨진 기능을 발견치 못한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숨겨진 재주, 발견되지 못한 나의 쓸모. 나는 나를 얼마나 사용하고 있을까?나는 나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내 속에 탑재된 아직 사용 못 한 기능들이 지금도 발견되길 기다리고 있다.


나에게 글쓰기는 알고 있었지만 사용하지 않았던 기능이다. 쓰지 않았다면 두고두고 몰랐을 설렘을 느끼고 있다. 또 내 안의 어떤 쓸모가 발견되길 기다리고 있을까? 잘 모를 땐 이것저것 누르다 보면 새로운 기능을 알게 되기도 한다.


그러다 이렇게 말하겠지. "나, 이것도 할 수 있는 사람이었네?" 고장 나도 좋으니 마음껏 눌러보기. 발견되지 못한 나의 쓸모를 분명 찾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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