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래도 커피믹스
달달함이 건네는 따스함
눈 오는 어느 날 창밖을 바라보면서 잠시 눈 멍을 했다.(눈멍:눈 보며 멍 때리기)
바람에 흩날리는 눈 사이로 한껏 움츠리며 걸어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으윽 춥겠다'
보고 있자니 내 마음도 춥게만 느껴진다.
나는 종이컵과 믹스커피를 꺼내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한 모금. 혀끝에서 느껴지는 따뜻함과 달달함이 어느새 몸 전체로 향하고 있다.
예전에 커피는 하루를 버티기 위한 힘이었다.
피곤함을 풀기 위해,
속상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답답함을 잊기 위해.
그렇게 하루의 각성제 역할을 했었었다.
지금의 커피는 나에게 그냥 하루의 동반자로 자리매김하였다.
커피 수혈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온라인 소통을 많이 하게 되었다.
그 안에서도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들, 커피가 필요하는 이웃들을 만나게 되어 '커피 수혈'이라는 모임에 함께 하게 되었다. '커피 수혈'안에는 씁쓸한 커피이야기, 달달한 커피이야기, 고소한 커피이야기 등 다양한 커피 향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하루 일과 중 함께한 커피를 인증하고, 소소한 이야기를 담아 인연을 만들어가는 이웃님들... 이 또한 커피로 인해 따스함이 느껴진다.
커피 취향이 달라진 모녀
어느 날 엄마랑 함께 믹스 커피 한잔을 마신다.
"요새 나는 허연 껍질커피(맥xx이트골드)보다 꼭지 꺼먼 커피(x슬x커피믹스)가 맛있다야. 허연) 껍질 커피는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 같어"
" 난 이거이 더 쓴디라"
"쓰냐? 이것이 더 나은디"
"오매 그람 커피 인자는 연아 커피 사믄 안되긋네"
어느샌가 엄마랑 나와의 커피믹스 취향이 달라지고 있다. 난 아직도 달달하고 느끼한 허연 껍질 커피가 좋고 울 엄마는 꼭지 꺼먼 커피가 더 좋다 하시니 다음부터는 친정 갈 때는 내 커피를 사 가지고 가야 할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