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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린이의 삶 Sep 06. 2022

태풍 힌남노와 나의 배고픔

불안함과 배고픔

배고픔부터 무서운 건 태풍 힌남노


병원 진료가 있어서 금식을 하고, 검사를 받고 의사 선생님 만나는 시간 총 10시간을 굶었다. 병원 안에 카페도 있었고, 편의점도 있었지만 먹고 싶은 마음이 그렇게 크지 않아서 그냥 먹지 않았다. 하지만 나의 입과 나의 배는 입장이 다른 듯 싶다. 입은 귀찮은 마음을 알고 먹으려 하지 않았지만 나의 배는...

'꼬르륵...'

태풍으로 인해 마음은 안절부절이다. 집에는 갈 수 있을지...  어서 빨리 내 차례가 되기를 바랐지만... 예약시간 30분이 지나고 나서야 내분비대사내과 진료를 받았다. 그리고  1시간 반이 지나고 나서 순환기내과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힘든 택시잡기를 하고 겨우 터미널에 도착했건만 버스 자리가 만석이다. 어쩔 수 없이 다음 버스를 이용할 수밖에... 터미널 밖에는 무섭게 비가 내리고 있다. 

'나 집에는 갈 수 있겠지?'


나의 배고픔이 누군가에게 미안함을...


다음 버스가 도착할 때까지는 한 시간이라는 시간이 있었다. 그때...

'꼬르륵'

이제 배를 채워야 할 듯싶다. 하지만 태풍으로 터미널 내 식당들은 일찌감치 정리가 되어서 어쩔 수 없이 던#킨도넛에 들렀다. 밥과 김치가 먹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꽈배기 하나와 베이글 하나 그리고 시원한 커피 한잔으로 허지긴 내 배를 채우는 수밖에... 그런데 배고픔이 내 손가락에게도 전해졌나 보다. 손 떨림으로 인해 커피가 가득 담긴 컵을 넘어뜨리고 말았다.

'아이구 나 왜 이러냐'


"저 죄송한데요 제가 커피를 넘어뜨려서 행주 있을까요?"

"아 저희가 치워 드릴게요"

하며 던*킨 직원분들이 내가 어질러 놓은 탁자를 치워 주셨다. 난 미안함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손님 옷은 괜찮으세요?"

"아 전 괜찮아요 죄송해요 저 때문에"

"아니에요 어 폰에도 커피가 이걸로 닦으세요"


던@ 직원 두 분은 너무 친절하게 내 상태를 확인하시고 탁자와 주변을 닦아 주셨다. 너무 죄송스러웠지만 반이상이 흘러버린 내 카페인을 보며 한숨이 나오고 말았다. 오랜 배고픔으로 나는 다시 자리에 앉았고 계속 치우고 계시는 직원분을 바라만 보았다.

그때 내 앞에 놓은 투명 컵에 가득 담긴 카페인 한잔!

"어 괜찮아요!"

"아니에요 드세요"

"아이구 감사드려요"


두 분의 친절로 난 마음 한 구석이 간질간질거렸다. 이런 건 어떤 마음일까?

매장을 나오면서 난 다시 한번 감사함을 전했다. 하지만 얼굴을 똑바로 보지는 못했다. 미안함으로...

그리고...

.

.

.

.

.

9시에 해남 집에 도착해서 큰 컵라면 하나를 해치웠다. 신김치와 함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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