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의 주말 딴생각
1. 요즘 매주 글을 쓰면서 글쓰기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글은 그저 쉽게 쓰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이게 제일 어렵다. 읽는 독자가 쉬어지는 길은 결국 필자가 어려워지는 길이다. 문장의 배치에도 문장에 속한 어휘 하나에도 그 ‘느낌’이 확연하게 차이 난다. 문장의 적절한 배치는 글의 긴장감을 변화시키고, 문장의 어휘는 글이 말하고자 하는 생각의 가장 적확한 표현이 매칭 돼야 한다. 그래야 쉽고 맛있는 글이 된다. 그래서 글쓰기는 참 쓰면 쓸수록 어렵다.
2. 여전히 뇌과학에 관심이 많다. 진화론적으로 인간은 ‘언어’를 가지도록 발달되었다. 복잡한 상황을 추상화하는 능력을 개발하고, 이에 따른 빠른 직관을 통해 생존에 유리하도록 진화했다. 이 중 하나가 바로 언어다. 하나의 단어에는 인류의 수많은 기억과 경험이 응축되어있다. 그래서 단어 하나하나는 수십, 수백 년에 걸쳐 만들어진 사회적 통념이다. 단어 하나는 사람들을 ‘공명’시키는 힘이 있다. 그래서 앞서 말한 것처럼 글에서 ‘적확한 어휘’를 사용한다는 것은 읽는 이와의 ‘공명의 힘’ 역시 크게 작용함을 의미한다. 그래서 대중을 이끌고 감동시키고 움직였던 모든 힘 역시 하나의 글 또는 문장에서 시작되었다.
3. 그동안의 나의 글은 좋은 글보다는 실용적인 글이 많았다. 당장에 읽고 득하면 그만일 뿐 메아리는 없었다. 공명되지 않는 글이었다. 때론 나 혼자만 찐하게 공명하며 나르시스를 느끼거나, 인테리어 좋고 맛없는 커피숍처럼 두 번 이상 방문하기 쉽지 않았다. 맛집도 많이 다녀봐야 뭐가 맛있는지 알듯이, 이제야 동네 신상 오픈 카페에서 눈을 돌려 커피 맛 좀 제대로 아는 재미가 들기 시작했다.
4. 중요한 건 ‘다음’이다. 그래서 어쩔 것인가? 좋은 글을 쓴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명제가 세워졌다면, 어떻게 좋은 글을 쓸 수 있는가? 에 대한 ‘다음’의 실천적 고민이 따른다. 안타깝게도 수학이 그렇듯 글쓰기 역시 왕도가 없다. 늦었지만 갈고닦는 방법밖에 없다. 다른 글쓴이들이 그러했듯 나 역시 글쓰기의 왕도를 위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을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반복하는 방법밖에 없다. 조금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알아 다행이라 생각하는 것 밖에 특별한 방법이 없다. 그래도 그 또한 1세기를 못 채우는 짧은 인생을 채울 또 다른 재미의 발견이 아니겠는가? 이렇게 또 도파민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