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록_밑거름

by 서다비

A씨는 내가 모르는 나의 좋지 않은 습관 파악하고 알려주었다.


첫 번째는 목소리 톤이다. 사장은 회의시간에 다양한 이야기를 꺼낸 후 각자의 의견을 물어봤다. 나는 평소와 비슷하게 대답했다 생각했는데, 듣는 사람은 아니었나 보다. A씨는 이렇게 말했다.


“너는 아는 것에 대해선 자신감이 있으니까 당당하게 말하는데, 그 외의 것들은 목소리가 너무 기어 들어가. 그래서 듣는 입장에선 차이가 크게 느껴져. 모르더라도, 자신감이 없더라도 당당하게 얘기해 봐.”


이후로는 목소리 톤에 신경 쓰며 말했다. 돌이켜보니 내가 무언가에 대해 모른다는 것에 주눅이 들었던 듯했다.


두 번째는 못 알아 들었던 것을 대충 해석하는 버릇이다. 나는 귀가 어두워 작은 소리는 잘 못 알아듣는 데다가, 사고가 가끔 몇 단계 튀는 경향이 있었다. 지금은 그러지 않아 구체적인 사례가 기억나지 않았는데, 모델 장윤주가 그러는 것을 보고 ‘이전에 내가 이랬구나.’하고 반성했다. 유튜브에서 장윤주와 악뮤 이찬혁이 이런 대화를 했다.


이찬혁 “일단 앨범활동 꾸준히 했으면 좋겠어요. 좋아요, 노래가.”


장윤주 “…눌렀니? 조…좋아요 눌렀니?”


[좋아? -> 인스타 or 노래 좋아요 버튼 생각 -> 좋아요 눌렀나?] 이런 생각이 1초 만에 지나갔던 걸 나는 이해했다. 나 또한 상대방이 이해할 수 없는 사고의 흐름을 거쳐 말했던 때가 있었고, 그걸 재미있어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이게 좋은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바로 고쳤다. 제대로 못 들었으면, 내 식대로 해석하지 않고 못 알아들었다고 말한다.


이것을 받아들이고 나니 한 가지 더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말이다. 이전까지의 나는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내 무지를 드러내기엔 창피하므로 혼자 해내려 애썼다. 그러나 그렇게 했을 땐 상황이 좋아진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아는 것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도 떠오르지 않는데 뭔가 제대로 해낼 수 있을 리 만무했다. 그러니 주변에서 답답해했고 나는 눈치를 보는 상황이 반복됐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갈수록 더욱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경험이 조금 쌓여 그렇게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모를 땐 도움을 요청하거나, 함께 하는 일에선 혼자 판단 내리지 않고 주변 사람과 협의 하에 일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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