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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제대로 배워야 하는..아빠

The Giver

다른 나라에서 을 하려면 제일 먼저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배워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 목적하는 것을 완수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아빠라는 자격으로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만든 세상을 알려주고 한 객체로 살아가도록 돕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아이들 세상에 파견되어 앞으로 살 세상에 연결해 주는 역할인 것이다. 잘 완수하려면 먼저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배워야 한다. 그렇다면 그들의 언어와 문화는 무엇이며 나는 잘하고 있을까?


1. 아이들 언어(= 아이들 생각)

아이들은 생각과 다르게 말하기도 한다. 그것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때를 생각해봤다.


situation #1   

"이거 어떠니? 살거니?"

"괜찮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요."

"정확히 말해줘! 그래야 사던지 안 사던지 하지!"

"남편, 얘는 이걸 원래 원했어요. 자꾸 물어보니까 자기 생각을 더 이상 말 못 하는 거예요."

"네가 정확히 말해줘!!

"알았어요..... 할게요....."

!! 원래 정말 사고 싶은 걸 보게 되었는데 사고 싶다고 말하면 못 사게 될까 봐 정확히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situation #2

"아빠! 이거 새로 나온 건데 애들이 엄청 많이 사 먹는대요. "

"아! 알아!! 안 맛있어 보여. 우리는 먹지 말자!!"

"........"

!! 친구들처럼 먹고 싶다는 말이다. 정말 먹고 싶다는 말이었다. 혹여 안 사줄까 봐 돌려 말한 것이었다. 


situation #3

"얼음 넣어서 콜라 먹고 싶어요."

"너는 아직 어려서 콜라를 먹으면 안 돼. 콜라를 담은 컵에 "이빨 1개"를 넣어놨더니 10분 만에 표면이 거칠어지면서 이빨 표면코팅부위가 부식되었대. 9 너희는 아직  '영구치'가 아니라서 더 쉽게 망가진대. 그리고, 콜라 한 캔에 각설탕 10개래. 치명적이래..."

".........."

!! 그냥 먹지 말라고 하면 되는데. 아이가 이해하지도 못할 말, 아이가 이해하고 싶지도 않은 말들을 하면서 모 하게 했다.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니까 아이들의 언어는 더 이해하지 못했다. 불량식품인 것을 알지만 친구들이 하니까 해보고 싶은 건데, 역시나 못하게 하는 그런 아빠였다. 그렇게 지낸 시간들은 아이들이 어른들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준비를 위해 도움 되는 아빠가 아니었다. 아이들 생각과 말을 전혀 이해하지도 못했던 것은 마음을 열고 제대로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2.아이들 문화

아이들 나이에는  "지금" "꼭" 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 보통 어른의 시선에서는 절대 이해 안 되는 것들이 많다. 그러나, "그 시간"에 한 것들이 결국 어른이 되어도 "추억"이 되어 살아가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추억을 먹고 산다고들 한다. 나도 그러고 살면서 아이들에게는 못하게 하는 것이 많다.


situation # 1

"아빠! 요즘 투바투가 너무 멋있어요. 포카케이스를 사고 싶어요. "

"오빠가 포켓몬 카드를 한동안 모으다가 어느 날 아무 의미 없고 시시하다며 통째로 동생에게 주더라. 그런 거 봤는데도 너는 '투바투 포카'를 모으고 싶니?

"..................."

!! 친구들이 지금 포카(포토카드)를 좋아하는 아이돌 것으로 정품, 짝퉁, 인스타버전등 다양하게 모은다고 한다. 그것을 슬립에 넣거나 미니앨범에 넣어서 자랑한다고 한다. 어른들 눈에는 상술이고 보잘것없어 보이는데 아이들 눈에는 진심이고 히어로인 것이다.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하지 말라고 한 적이 많았다. 





3. 나를 돌아보다보니까

아이들과 살면서 아이들 언어와 문화 배우기(아이들 생각 알기)가 먼저인데 소흘했다. 나는 늘 그랬을까? 예전에도 그랬을까? 잠시 생각하다보니 떠오르는 것들이 있었다. 아이들이 아기였을때 아기들의 숨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며 듣고 필요한 것을 맞춰주려고 애썼던 내 모습이었다. 항상  "어디가 불편한가?" '무엇이 필요한가?' 아기 피부가 조금만 짓물러져도 약발라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그랬다. 가르치려들지 않고 최대한 아기에게 맞추며 도와주려고 했었다.  


"아이들의 언어와 문화를 제대로 배우자."
"아기의 옹알거림을 듣고 뭘 원하는지 알려고 노력했던 그때로 돌아가자."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 지금부터라도 아이들 언어와 문화에 더 귀기울이려고 한다. 그것이 곧 아이들 생각이기 때문이다. 아기의 울음에 반응하며 채워주려고 노력했던 때로 돌아가려고 한다.  가르치려들지말고 느끼는대로 맞춰나갈 생각이다. 그래야 어른들이 만든 세상에 아이들이 적응하도록 돕는 아빠 임무를 잘 완수할 수 있을 것같다. 


출처: 사진: UnsplashClay Ba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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