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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두영 Mar 16. 2021

그들의 저녁은 우리의 낮보다 환하다

[데일리 루틴 프로젝트 040] 저녁 시간 루틴

그 사람이 일하는 낮보다 저녁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를 보면 그의 오롯한 모습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저녁 시간은 페르소나를 쓴 사회적 자아가 아니라 가식 없는 본연의 자아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저녁 시간은 본연의 자아를 만나고 가꾸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인물들의 일상적인 저녁 시간을 들여다보면 그 사람의 은밀한 본연의 자아를 만날 수 있다. 인물들의 천태만상만큼이나 그들의 저녁 시간도 다양하다.

첫째, 가족 지향형 저녁 시간이다.


프랑스 작가 귀스타프 플로베르는 7시 저녁 식사를 끝낸 후 9시나 10시, 어머니가 잠자리에 들 때까지 담소를 나눴다. 독일의 소설가이자 평론가인 토마스 만은 부인과 함께 독서를 하거나 축음기를 들으며 저녁 시간을 보냈고 자정쯤에 각자 침실로 향했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저녁 식사가 끝나면 처제와 카드놀이를 하거나, 아내와 딸과 함께 산책했고 때로는 카페에 들러 신문을 읽었다. 그 후의 시간은 서재에서 책을 읽거나 글을 썼고, 간혹 정신분석학 학술지를 편집하며 이튿날 아침 10시까지 책상에 앉아 있기도 했다.

둘째, 일석이조형 저녁 시간이다.


미국 현대 문학의 아버지라고 일컬어지는 마크 트웨인은 저녁 식사 후에 그날 쓴 글을 가족들에게 읽어주었다. 그는 가족들이 그의 글을 들어주는 걸 좋아했고 가족들도 즐거워했다. 《주홍글씨》의 너새니얼 호손은 아내와 함께 차를 마시고 한두 시간 또는 그 이상 자신이 쓴 글을 소리 내 읽어줬다. 플로베르도 일요일이면 친구이자 시인인 루이 부이예가 찾아왔는데, 그에게 일주일간 쓴 원고를 소리 내어 읽어줬다. 그들은 만족할 만한 문장이 나올 때까지 수십 또는 수백 번 검토했다. 《오만과 편견》의 제인 오스틴은 저녁에 소설을 소리 내어 읽으며 시간을 보냈는데, 이때 집필 중인 작품을 가족들에게 읽어주기도 했다. 작가들의 효과적인 시간 활용이 돋보이는 루틴이다.

셋째, 자기개발형 저녁 시간이다.


세계적인 저술가 말콤 글래드웰은 저녁 시간에 장시간 달리거나 스포츠 보는 것을 선호한다.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저녁 시간에 하는 독서에 대한 사랑을 자랑스럽게 고백한다. 작가 팀 페리스는 저녁 시간마다 주짓수를 연마하고, 사과, 사이다, 식초, 꿀을 곁들인 디카페인 차를 마시고, 목욕하고, 소설을 읽는 등 엄격한 루틴을 실천한다.

넷째, 유희형 저녁 시간이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곡가 차이콥스키는 8시에 저녁 식사를 마치고 손님이 있을 때는 그들과 카드놀이를 즐겼고, 혼자일 때는 혼자서 카드놀이를 하거나 책을 읽었다. 찰스 다윈은 식사 후 아내 에마와 함께 백개먼 게임을 하며 저녁 시간을 보냈다. 백개먼은 둘이서 하는 전략 보드 게임이다. 게임이 끝난 후에는 과학 서적을 읽고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소파에 누워 에마의 피아노 연주를 들었다. 10시쯤 응접실을 떠나면 30분 이내에 잠자리에 들었지만, 숙면을 취하지는 못했다. 그날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골똘히 생각하며 몇 시간을 뜬눈으로 지내기 일쑤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이래 최고의 르네상스적 인물이라는 칭호를 받은 석학 움베르토 에코는 저녁때 집에 와 11시까지 텔레비전이나 DVD를 시청하고 1시나 2시까지 좀 더 작업했다. 토머스 홉스는 저녁에 침대에 누워 당시 유행하던 노래를 부르다가 잠들었다. 그는 노래가 폐를 건강하게 해 수명을 연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었다.

다섯째, 애주·애연가형 저녁 시간이다.


독일의 작곡가 슈트라우스는 7시에 저녁 식사를 하고 나서 담배를 피우며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다. 9시 30분쯤 방에 돌아와 30분쯤 책을 읽고 10시에 잠들었다. 앞서 언급한 바처럼 《실낙원》으로 유명한 영국의 시인 존 밀턴은 방문객과 저녁 식사를 후 파이프 담배를 피웠고, 베토벤도 저녁 식사 후 맥주를 마시며 파이프 담배 연기와 함께 하루 노고를 날려 보냈다.

이상은 메이슨 커리의 《리추얼》에서 소개한 인물을 포함해 유명인들의 저녁 시간 활용법이자 이브닝 루틴이다. 지금 당신은 저녁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 이제 행복한 저녁을 위해 이브닝 루틴을 만드는 것은 어떤가? 사랑하는 사람과 저녁에 영화라도 본다면 즐거움이 크지 않겠는가? 설레는 마음으로 퇴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드는 그런 저녁 루틴을 만들어보자. 그 전에 퇴근을 미루게 하는 잘못된 저녁 습관부터 단칼에 잘라버리는 용기를 먼저 발휘해야 한다.


허두영 컨설턴트(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e-mail: davidstoneheo@gmail.com


※위 내용은 <나는 오늘만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데일리 루틴>의 일부 내용을 발췌,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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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두영(작가, 강연자, 컨설턴트, 컬럼니스트)


(주)엑스퍼트컨설팅, (주)IGM세계경영연구원 등 인재개발(HRD) 전문 컨설팅 기관에서 컨설턴트와 교수로 일하면서 100여 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교육 프로그램 개발 공로로 경기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2017년에 독립해서 (주)지스퀘어스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지금은 (주)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요즘것들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성균관대에서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글 쓰고 강의하며 컨설팅하는 것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 세대소통 컨설턴트이자 저자로서 [KBS 스페셜]의 ‘어른들은 모르는 Z세대의 삶’, 국회방송 [TV 도서관에 가다], KCTV 제주방송 [JDC 글로벌 아카데미], 경인방송 [사람과 책], 아리랑TV [아리랑 프라임] 등에 출연했다.


저서로는 『요즘 것들』(2018), 『첫 출근하는 딸에게』(2019), 『세대 공존의 기술』(2019), 『나는 오늘만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데일리 루틴』(2021), 이 있다.

이메일: davidstoneheo@gmail.com

홈페이지: https://www.davidstoneconsulting.com

블로그: http://blog.naver.com/davidstoneheo 

브런치: http://brunch.co.kr/@davidstoneh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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