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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두영 Mar 15. 2021

모닝 루틴보다 이브닝 루틴이다

[데일리 루틴 프로젝트 039] 이브닝 루틴, 저녁 식사 루틴

완벽한 모닝 루틴을 실천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들 말한다. 책이나 유튜브 등 많은 매체에서 한목소리로 모닝 루틴을 권한다. 이런 유혹에 평소 아침잠이 많은 저녁형 인간도 큰맘 먹고 새벽 5시에 일어나는 시도를 몇 번은 감행해봤을 법도 하다. 하지만 어떤가? 결코 만만치 않다. 모닝 루틴을 시도해서 성공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도대체 왜 그럴까? 모두가 아침형 인간은 아니기 때문이다. 나도 아침형 인간은 아니다. 그렇다고 저녁형 인간도 아니니, 낮형 인간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보다 더 결정적인 이유는 생산적인 하루는 전날 밤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렸다는 걸 모르는 데 있다.

많은 사람이 기적의 모닝 루틴은 철저한 이브닝 루틴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한다. 바이러스 팬데믹 이후 많은 사람의 루틴이 무너진 이유 중 하나는 갑자기 늘어난 저녁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데서 찾을 수 있다. 대다수가 저녁에 녹초가 되어서 집에 들어오면 밤늦게까지 소파에 드러누워 TV를 보거나, 인터넷 쇼핑이나 SNS를 하고, 술을 마시는 등 나쁜 습관이 더 늘어났다고 한다. 물론 저녁 식사 전후면 이미 하루 동안 필요한 에너지와 의지력이 고갈됐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종일 수고한 자신에게 휴식을 선물할 명분도 충분하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다. 계획성 없는 이브닝 루틴은 수면에 악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고스란히 다음날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진짜 문제다.

이브닝 루틴에는 모닝 루틴보다 더 절제된 계획이 필요하다. 낮에 많은 에너지를 쏟는 직장인이나 학생, 주부라면 더더욱 유념해야 한다. 종일 일하고 공부하느라 지친 자신에게 저녁 시간은 소중한 휴식이자 삶의 시간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Work)이나 공부(Study)의 영역에서는 계획적으로 시간을 철저히 관리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삶(Life)의 영역에서는 무계획하고 시간 관리에 소홀하다. 행복한 저녁 시간은 물론이고 더 활기찬 하루를 위해서 모닝 루틴보다 이브닝 루틴이 더 절실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저녁 식사, 때우듯 주린 배만 채우는 시간인가?


저녁 식사는 일과 삶의 경계선에서 삶의 영역으로 넘어왔음을 알리는 시간이다. 즉 일과 후에 하는 저녁 식사는 직장인이라면 일, 학생이라면 공부를 마무리하고, 삶의 영역에 해당하는 내 시간을 시작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다. 그래서 종일 기다린 그 시간은 수고한 자신에게 주어지는 보상과도 같다. 따라서 저녁 식사 시간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 남다르게 사용하는 루틴을 만드는 건 가치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 당신은 저녁 식사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들여다보자. 지금부터 제시하는 많은 인물의 각양각색 저녁 식사 루틴을 살펴보면서 자신의 저녁 식사 습관은 어떤지 점검하고, 저녁 식사 루틴을 만드는 데 재료로 삼으면 어떨까 싶다. 메이슨 커리의 《리추얼》에 등장하는 저녁 식사 루틴을 실천한 인물들 위주로 분석해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눠서 정리해봤다.


첫째, 소박한 저녁 식사이다.

베토벤의 저녁 식사는 그야말로 간소했다. 한낮의 식사 때 먹고 남은 음식과 한 그릇의 수프가 전부였고, 포도주를 즐겨 마셨다. 식사 후에는 한 컵의 맥주를 마시며 파이프 담배를 피웠다. 《종의 기원》을 쓴 찰스 다윈은 정식으로 저녁 식사를 하지 않고 달걀 하나 혹은 작은 고기 한 점으로 대신했다.

파블로 피카소는 자유로운 식욕으로 악명이 높지만, 그의 식단은 놀랍게도 제한적이었다. 그는 50대인 1930년대에 엄격한 식이요법을 적용했다. 건강이 나빠지고 생산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걱정에 시달린 그는 제한적인 지중해식 식단을 고수하기 시작했다. 그의 식사와 간식은 생수나 우유로 씻어 낸 생선, 야채, 포도, 쌀 푸딩으로 구성되었다.

둘째, 가족과 하는 저녁 식사이다.

오스트리아 심리학자이자 신경과 의사였던 프로이트는 진료가 저녁 9시에 끝날 때도 있었는데, 예외 없이 가족과 다 함께 모여 저녁 식사를 했다. 전 세계 최대 규모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유튜브의 CEO 수잔 워치스키는 가급적 저녁 6시까지 집에 들어가 가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한다. 다섯 아이를 키우는 그녀는 직원들에게도 일찍 퇴근해 가족과 함께 저녁 식사할 것을 독려한다.

셋째, 사교형 저녁 식사이다.

《율리시스》를 쓴 아일랜드 더블린 출신 작가 제임스 조이스는 저녁에 친구들과 늦게까지 어울려 술을 마시는 습관을 지녔다. 그는 심신을 녹초가 되게 하는 문학적 노동으로부터 머리를 맑게 하는 휴식의 방법으로 친구와의 교제를 활용했다.

넷째, 완벽주의형 저녁 식사이다.

크로아티아 태생의 미국 전기 공학자 니콜라 테슬라, 그는 수소차 니콜라와 전기차 테슬라라는 이름의 장본인이기도 하다. 혼자 하는 그의 저녁 식사는 좀 남달랐고 잘 짜인 각본과도 같았다. 그와 젊은 수습공 시절 같이 지내던 토머스 에디슨조차 그를 “열심히 일하는 많은 조수가 있지만, 자네가 최고야!”라고 말할 정도로 일중독이었다. 일을 마친 후 저녁 8시에 하는 식사는 강박적으로 치밀했다. 호텔에 도착하면 항상 같은 테이블에서 음식이 나올 때까지 식기를 리넨으로 닦은 후 식사 모습을 머릿속으로 계산했다. 이는 어린 시절부터 계속된 강박으로 그렇게 철저한 루틴이 아니면 어떤 음식도 맛있게 먹지 못했다.

다섯째, 단식형 저녁 식사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로 유명한 프랑스의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저녁때 외출해 엄청난 양의 저녁 식사를 했다는 기록들도 있기는 하지만, 아침에 먹는 한두 잔의 카페오레와 한두 개의 크루아상으로 하루를 버텼다고 한다.

지금까지 소개한 인물들은 각기 다른 직업, 환경, 개인 특성만큼이나 저녁 식사 유형도 다양하다. 그렇지만 그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자신만의 저녁 식사 루틴을 꾸준히 지켰다. 이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점은 무엇일까? 저녁 식사가 단지 끼니를 때우듯 주린 배를 채우는 단조로운 일상이 아니라 나름의 가치 있는 의식, 즉 루틴으로 승화했다는 것이다. 이런 인물들의 루틴 중에서 내가 실천하는 것은 가족과 함께 하는 저녁 식사다. 이 시간은 가족과 일과를 나누며 대화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허두영 컨설턴트(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e-mail: davidstoneheo@gmail.com


※위 내용은 <나는 오늘만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데일리 루틴>의 일부 내용을 발췌,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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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두영(작가, 강연자, 컨설턴트, 컬럼니스트)


(주)엑스퍼트컨설팅, (주)IGM세계경영연구원 등 인재개발(HRD) 전문 컨설팅 기관에서 컨설턴트와 교수로 일하면서 100여 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교육 프로그램 개발 공로로 경기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2017년에 독립해서 (주)지스퀘어스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지금은 (주)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요즘것들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성균관대에서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글 쓰고 강의하며 컨설팅하는 것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 세대소통 컨설턴트이자 저자로서 [KBS 스페셜]의 ‘어른들은 모르는 Z세대의 삶’, 국회방송 [TV 도서관에 가다], KCTV 제주방송 [JDC 글로벌 아카데미], 경인방송 [사람과 책], 아리랑TV [아리랑 프라임] 등에 출연했다.


저서로는 『요즘 것들』(2018), 『첫 출근하는 딸에게』(2019), 『세대 공존의 기술』(2019), 『나는 오늘만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데일리 루틴』(2021), 이 있다.

이메일: davidstoneheo@gmail.com

홈페이지: https://www.davidstoneconsulting.com

블로그: http://blog.naver.com/davidstoneheo 

브런치: http://brunch.co.kr/@davidstoneh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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