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1-Click
핀테크 결재 특허 살펴보기
이제는 아마존에서 직접 구매하는 사용자들도 많아, 아마존의 1-click을 접해본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아마존 1-click 특허는 상품 화면에서 '1-click'버튼만 누르면 '구매완료' 페이지가 뜬다. 처음 필자가 구매할 때에도 뭔가를 하지 않은 찝찝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한번 익숙해지면, 이보다 더 편할 수 없다. 결재의 간소화는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는 정말 가져야 하는 필수적인 전략 중 하나가 아닌가 한다.
1-Click 화면 : 클릭하면 이전에 결재했던 카드와 주소로 결재된다.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특허로 지적되어 왔던 아마존의 1-Click 특허
아래는 최초 아마존의 1-click(원클릭) 미국 등록 특허(US 5,960,411)의 등록 청구항이다.
1. A method of placing an order for an item comprising:
under control of a client system,
displaying information identifying the item; and
in response to only a single action being performed, sending a request to order the item along with an identifier of a purchaser of the item to a server system;
under control of a single-action ordering component of the server system,
receiving the request;
retrieving additional information previously stored for the purchaser identified by the identifier in the received request; and
generating an order to purchase the requested item for the purchaser identified by the identifier in the received request using the retrieved additional information; and
fulfilling the generated order to complete purchase of the item
whereby the item is ordered without using a shopping cart ordering model.
역시 간략 해석하면,
(a) 고객 컴퓨터에서 모니터로 아이템을 보고, (b) 구매를 요청하면,
(c) 서버에서 이전에 구매했던 카드 및 주소 정보들을 찾아서,
(d) 새로운 구매에 적용하고 결재한다.
(e) 단, '장바구니'를 사용하지 않고 바로 구매한다.
특허의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어쩌면 저것을 특허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이미 결재된 과거의 정보에서 주소와 신용카드 정보를 얻고(구체적으로 주소와 신용카드 정보라고 언급되지는 않았다.), 이러한 기술은 현재 커머스 사이트에서는 많이 활용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아이디어 수준의 기술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특허가 출원된 1997년에는 이러한 기술이 보편화되지 않았다. 미국 심사관은 이 특허가 출원된 1997년을 기준으로 특허를 심사했고, 특허성을 인정하여 특허를 등록 허가하였다. 2016년인 지금 시점에서는 단순해 보이지만 당시의 기술 수준으로서는 매우 편리한 기술이었던 것이다. Jeffrey Bezos 외 3명의 발명자는 인터넷 사업의 초기에 이 특허를 출원하였기 때문에 등록받은 것인지도 모른다.
'한번의 클릭으로 구매'
기술적으로는 누구나 구현할 수 있는 결재방식이지만, 등록 특허가 걸려있고, 더군다나 유명한 소송(Amazon vs Barnes & Noble, 2002년 합의) 까지 진행되었기 때문에, 해외 다른 구매 사이트를 유심히 살펴보면 원클릭만으로 구매하는 곳은 한 곳도 없다(현재는 특허가 만료되어 누구나 실시할 수 있게 되었다. 2017년 특허권 만료). 이미 저장된 정보를 확인하는 과정 등을 거쳐 간접적으로라도 주소나 카드 같은 구매 관련 정보를 입력받는 단계를 반드시 포함한다. 아마존은 등록 이후 적극적으로 권리를 행사하였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고객은 조금이라도 편한 것을 원한다. 특히 '쇼핑'과 같은 분야에서는 한번이라도 고려하는 단계가 줄어들수록 구매율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사람들은 합리적 소비를 하는 순간에서도 제품을 구매하는 순간에는 다른 즐거움을 느낀다고 한다. '과연 이 물건이 필요할까?'라고 생각하기도 전에 구매한다면, 당연히 구매율이 높아질 것이다.) 아마존을 제외한 모든 온라인 쇼핑 기업들은 이 1-click 기술을 사용하고 싶어 하였고, 과연 이 기술이 특허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원클릭 특허의 무효심판(Reexamination)
닷컴 붐으로 인하여 등장한 수많은 e-commerce 사업자들은 1-click 특허의 존재 자체를 꺼려하게 되고, 따라서 특허에 대한 무효심판을 2006년에 진행한다. 이 심판은 4년이 소요되었고, 이때에 제출된 선행 문헌만 해도 특허와 비특허 문헌을 포함하여 수백여 건이다. (4년의 기간과 수백 건의 인용참증은 이 특허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가를 보여준다. 한국에서는 다소 먼 이야기였지만, 재심사가 청구될 당시와 최종 심판 판결이 날 때에는 미국의 온라인 기업들 간에 이 심판은 큰 이슈가 되었다.)
궁금하신 분은 참조 특허/비특허 리스트를 첨부하오니 참고하기 바란다. 하지만 청구항을 약간 수정하는 것으로 아마존의 1-click 특허는 계속 유효로 살아남게 된다. (인용참증 리스트와 수정된 특허청구항을 참조 파일로 남겨 놓겠다. 90/007946은 재심사로 진행된 특허 번호이다.)
미국의 재심사 제도(Re-examination) : '등록 특허'를 '재심사'하는 제도인데, 한국의 특허 무효심판과 가장 가까우나 완전히 동일한 제도는 아니다. 특허의 등록 후에 특허의 권리를 무효화할 때에 다시 심사할 것을 요청하여 진행한다. 최근 애플-삼성 소송 중에도 진행된 바 있다.
어쨌든 이러한 경쟁사들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1-click 특허는 무효심판에서 살아남게 된다. 약간의 청구항 수정이 있었지만, 기존의 넓은 권리범위는 상당 부분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아직까지 원클릭 결재를 구현할 수 있는 업체는 아마존닷컴과 이의 라이선스를 체결한 기업인 애플뿐이다.
애플의 라이선스 체결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원클릭 구매는 애플에서도 적용된다. 스티브 잡스가 살아 있을 때에 이러한 1-click의 편의성을 높게 평가한 듯하다. 라이선스를 체결했기 때문에, 아이튠즈에서도 한번의 클릭만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아마존과 상표권(1-click) 및 특허권에 대한 라이선스는 2000년도에 체결했다.
iTUNES 의 Terms of Sale에 나오는 1-Click2017년 9월 특허권의 소멸
이렇게 영광을 누렸던 1-click의 특허는 2017년 9월 12일에 소멸할 것으로 예상된다.(출원일이 1997년 9월 12일이다. 특허의 존속기간은 출원일로부터 20년이다.) 어느 기업이나 효자 노릇을 하는 특허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생명 연장을 꿈꾸기 마련이다. 이러한 이유로 아래에 표시된 바와 같이 수많은 계속 출원과 분할출원이 진행되었다. 1-click의 가장 기본이 되는 내용은 내년 이맘때쯤이면 일반 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될 것이지만, 이와 관련된 주변 기술은 계속적으로 아마존의 권리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1-click 특허(08/928,951)의 자(子)출원들혹시 관심이 있으신 독자는 내년 9월에 해외 사이트(특히, 미국)들의 구매 방식을 살펴보기 바란다. 모두 1-click과 같은 구매 방식을 탑재하고 있을지 모른다. 단, 1-click은 아마존에서 상표권을 소유하고 있으므로, easy-click, 1-choice 등과 같은 다른 이름으로 1-click 기술을 사용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마도 규제로 인해 이러한 결제방식은 사용될 수 없을지 모른다.
온라인 서비스 시장에서 핵심 기술은 경쟁사를 무너뜨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기술의 아마존에 대한 영향력에는 사실 다양한 의견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1-click 특허가 아마존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사실 온라인 서비스 사업에서는 제조업 만큼의 특별한 기술이 나오기 힘들며, 이러한 기술을 특허로 독점하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아마존은 정말 이른 시기에 특허를 출원하였고, 등록을 받았고, 또 침해 소송에서 승소하였으며, 특허를 무효로 하는 심판에서 다시 특허를 지켜 냈다.
이러한 아마존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일단 특허권을 획득하면, 더 나은 서비스를 독점적으로 제공하면서 경쟁사들을 견제할 수 있다.(아마존이 오픈될 당시의 미국 최대 서점은 반스 앤 노블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마존은 서적에 국한되지 않은 세계적인 인터네 판매 기업이 되었다.)
경쟁사들이 제기한 무효심판에서 특허권을 지켜내었으며,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기술적인 우위를 유지했다. 온라인 서비스 사업에서 특허를 활용한 좋은 사례 중 하나이며, 특히 온라인 결제와 관련된 기술을 독점적으로 잘 활용한 사례라고 평가할 수 있다.
